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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복지부가 주목한 정신질환자 관리 ‘광주모델’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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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지난 15일 정부는 중증정신질환자 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33만명의 정신질환자들을 관리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정신건강보건센터 인력을 충원해 환자 조기발견·관리에 나서고, 위험 상황에 경찰, 소방관과 함께 현장으로 출동할 수 있는 응급개입팀도 전국에서 운영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와 함께 통합정신건강사업을 2022년까지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담았다. 통합정신건강사업에 대해 정부는 ‘광주 모델’이라고 했다. 광주에서는 민·관이 모두 협력해 다양한 환자 조기 발견·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응급상황에도 잘 대응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적지 않아 각 지역에서 이뤄지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 모델’은 어떤 모습일까.

광주는 2012년 보건복지부 국가정신보건시범 사업에 선정돼 통합정신건강모델을 구축했다.

24시간 응급대응 체계가 주목할 만하다.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소방서(119), 경찰(112) 간 3차 통화시스템이 구축돼 현장 상황을 공유하며 대응할 수 있다. 지난해 광주 정신건강 전문가의 응급대응 건수는 101건으로, 112 동반 출동이 65건(64%)를 차지한다. 또 1577-0199 전화상담 대비 위기개입(현장출동) 비율은 12%로, 서울(0.36%), 울산(0.4%) 등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와 함께 야간과 휴일에도 응급입원을 할 수 있는 SOS 핫라인 운영, 정신의료기관 당직기관 지정 등을 통해 현장에서 발견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고위험군에 대한 치료비 지원도 하고 있다.

‘마인드링크’도 광주의 대표 사업이다. 마인드링크는 정신증 고위험군이거나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15∼30세 청소년·청년에 특화한 정신건강증진센터다. 정신건강 문제는 상당수가 25세 이전 발병하는데 상담을 받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광주는 청소년·청년이 쉽게 센터를 방문해 고민을 털어놓고 꾸준히 치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마인드링크 개소 후 등록회원의 입원일수는 등록 전 2059일에서 등록 후 636일(2017년 8월 기준)로 감소했다. 초기 정신질환자의 경우 학업에 복귀하거나 취업에 성공한 인원도 개소 전 2011년 8명에서 개소 후인 2017년 79명으로 증가했다.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와 중독관리센터에 정신과 전문의가 교대로 상주해 상담을 진행하는 ‘마음건강주치의’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지역 의사 60명이 지역주민 2033명에게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했다. 이 중 773명(39.6%)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상담 후 치료받은 비율이 사업 시행 전 9.4%에 불과했는데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저소득층이 주로 거주하는 임대아파트 밀집 지역에는 ‘열린마음 상담센터’를 설치했다. 알코올 문제와 자살위기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상담건수는 2012년 1261건에서 1736건으로 37.7% 증가했다.

이밖에 마을단위로 자살예방협력체계를 구축해 공동으로 위기대응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각급 기관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신응급 대응 협의체’를 구성해 기관별 공조체계를 갖췄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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