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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글로벌 비즈칼럼] 모든 자영업자의 속성은 자본가이면서 동시에 근로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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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진호 / SWCU 교수


자영업자는 근로자인가 자본가인가?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자영업자의 이익은 근로 이익인가 자본 이익인가’ 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최근 이 같은 이야기가 화두가 되는 이유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의 구조 속에 임금근로자의 소득과 더불어 자영업자의 소득이 같이 구조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임금근로자의 최저임금은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2019년에 큰 폭의 상승이 있었지만, 자영업자의 경우는 오히려 꾸준히 폐업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의 ‘자영업자’는 사실상 소상공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 ‘소상공인’은 자영업이라는 구조 속에서 본인도 수익을 얻어가야 하지만 동시에 고용한 근로자에게도 임금을 지급해 줘야 하는 중간자적인 모습을 띄고 있어서 경기의 순환구조에 따라 어떤 때에는 자본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때에는 월급 받는 직장인보다 더 못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자영업 함부로 하지 마라’ 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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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서 상가를 통해 수익을 내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크게 본다면 임대수익과 영업수익으로 나눌 수 있다. 임대수익은 상가를 분양 받거나 매수하여 임차인에게 임대하고 매월 임대수익을 받는 지극히 자본가적인 수익추구방식이다. 반면에, 영업수익은 상가라는 공간을 통해서 일정의 업종을 직접 영위하면서 그로 인해 발생하는 영업적 수익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수익추구방식이다. 앞서 언급한 ‘소상공인’은 사실상 후자에 속한 부분인데, 모든 소상공인이 임차인의 지위인 것은 아니며, 나아가 모든 소상공인이 열악한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창업과 관련된 상가 시장을 살펴보면 자본력 기반으로 프랜차이즈 상가로 안정적인 영업과 수익이 추구되는 방식이 있다. 또한 본인만의 개성과 소위 ‘핫플레이스’ 기반의 스트리트상권을 통해 독보적 아이템으로 꾸준한 입 소문이 유지되는 방식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특징들은 어떤 때는 상가를 임대하여 수익이 생산되는 자본적 방식보다 더 큰 이득이 나오기도 하고 양성화된 권리금으로 영업수익 외에 특수한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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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제공 : 글로벌이피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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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업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간단하지는 않다. 실제로 창업을 통해 소상공인 분들과 만나보면, 가장 많이 간과하는 사실은 바로 본인 ‘자신’의 노동력에 대한 수익을 계산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대목에서 영업수익 목적으로 상가 투자를 하고자 한다면, 소위 ‘오토매장’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해야 한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다

‘오토매장’은 필드에서 통용되는 말로, 주인이 없어도 시스템과 직원들의 관리로 기본적인 운영이 되는 매장을 지칭한다.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최근 심심치 않게 목격되는 이른바 ‘워라밸 공동투잡’이 바로 당구장이다. 당구장은 대표적인 ‘오토매장’으로 직장인 여러 명이 공동 투자하여 당구장이 운영되며 평일은 직원을 두고 주말에는 각자 돌아가면서 취미 겸 당구장을 운영하는 사례이다. 최근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점포들도 많아서 이런 ‘오토매장’의 형태로 뽑기방, 아이스크림방 등도 관심을 받고 있다.

결국, 영업수익이 목적으로 되더라도 고정비와 인건비 기타 관리비용을 제외한 수익에서 본인의 인건비가 계산되지 않는다면 열심히 일해서 남 주는 결과가 될 뿐이다. 이렇게 인건비가 확보되지 않을 바에는 시작부터 ‘오토매장’이 고려되어 노동만이 아닌 ‘시스템’ 에 의한 수익이창출 될 수 있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직원들은 워라밸을 즐길 때, 자영업자 본인은 정작 그 빈자리를 메꾸면서 모든 시간이 ‘자영업’ 자체에 쏟아 붙는 방식은 자영업자의 폐업률이 줄어들길 기대할 수 없다. 나아가 근본적으로 상가를 활용한 성공적인 투자의 방식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 본 칼럼은 미국 SWCU대학과 제휴하여 부동산과 기업경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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