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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에 가면 사람이 빚은 달이 있소 [Weekend 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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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 도자기 마을 예스파크
이글루 같은 전통가마 줄지어 있고 공방들은 옹기종기
빚고 굽는 모습 지켜보며 직접 물레 돌려 보기도
둘러보기에 하루가 짧을만큼 도자의 모든 것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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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요에 설치된 가마 안에서 불길이 솟아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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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경기)=조용철 기자】 경기 이천은 '쌀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자 문화의 메카'이기도 하다. 경기 이천 도자기마을인 '藝's파크'(예스파크)에선 이천시가 가지고 있는 품격이 우러나온다. 예스파크에 들어서면 남양요 전통가마가 여행객을 맞는다. 이천 예스파크 남양요 전통가마는 북극 에스키모들의 주거수단인 이글루가 여러개 줄을 지어 있는 모습이다. 남양요를 운영하는 이향구 명장은 공방 옆에 설치된 가마를 가리키며 "외국은 통가마에서 도자기를 구워내지만 우리는 단계적으로 열이 올라가는 오름가마 방식을 이용해 도자기를 굽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마 안에서 굽고 있는 것들은 매년 도자기축제가 열릴 때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지에서 온 외국 작가들의 작품"이라며 "축제때 마다 외국 작가들이 함께 참여해 인터로컬(Inter-Local)축제를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명장이 운영하는 공방에 딸린 점포에는 다양한 도예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는데 그중에는 한 점 가격이 8000만원이나 하는 대작 달항아리도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예스파크를 찾았다면 해주도예박물관도 들러 보는게 좋다. 해주 엄기환 명장이 운영하는 해주도예박물관에는 그가 60년간 작품활동을 하면서 모아 놓은 도자기들이 전시돼있다. 열네살부터 도공의 길로 들어서 60년간 작품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엄 명장은 "전시품은 소장하고 있는 도자기의 일부로 수장고에 있는 것들을 교대로 꺼내 전시하고 있다"며 "이중에는 내 작품도 있지만 지순택, 서광수 등 한국을 대표하는 다른 작가들로부터 구입하거나 얻어서 전시하는 작품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도자기에 관한 모든 콘텐츠를 품고 있는 이천 예스파크는 가마마을, 사부작길, 회랑로, 별마을 등 4곳으로 이루어져 있는 국내 최대의 도자예술촌이다. 이천시가 예스파크를 조성한 것은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터를 닦고, 자리를 분양해 오늘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시 차원의 지원이 이어졌고, 분양된 필지의 80%에 공방들이 들어서면서 오늘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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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파크 한 상가에 전시된 도자기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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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천시가 이미 국제무대에서 예술도시로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이천시는 지난 2018년 6월 폴란드에서 개최된 제12회 유네스코 연례회의에서 국내 최초로 공예부문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됐으며 한 발 더 나아가 전 세계 72개국 180개 창의도시의 의장도시로 추대되는 겹경사까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천에는 대한민국 도자기명장 8명, 이천도자기명장 18명 등 총 23명(중복3명)이 활동하고 있고, 이천 관내에는 총 500여곳의 도예공방이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 예스파크 관계자는 "이천시는 국내 유일의 도자산업특구로 매년 이천도자기축제와 격년제로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등 도자관련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며 "2010년에는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돼 세계 도자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51만명의 관람객과 함께 했던 제33회 이천도자기축제가 지난 12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일상의 예술 도자기, 낭만을 품다"라는 주제로 열렸던 축제는 약 230여 개의 공방과 도예인이 참여했으며 축제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선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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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에서 식고 있는 도자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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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파크 안에는 200개의 공방들이 들어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전부를 둘러 보려면 3~4일은 잡아야 한다. 예스파크 공방안에서 기거하며 구경을 할 수도 있겠지만 당일 관광을 하려면 예스파크 입구에 한옥으로 지어진 관광안내소에서 정보를 얻은 후 돌아보는 것이 좋다. 안내소에는 지도와 공방 정보 등이 수록된 브로셔가 비치돼 있고 안내 직원이 있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예스파크 안을 산책하다 눈길을 끄는 공방이 있다면 문을 열고 들어가 주인을 찾으면 된다. 모든 공방은 작가의 작업 공간뿐 아니라 갤러리, 주거시설을 겸하고 있어 상시 사람이 있다고 보면 된다. 작가로부터 창작 의도를 듣고 작품을 감상하거나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규모가 크고 면적이 넓은 만큼 다리가 아프다면 차로 이동해도 좋다. 거의 모든 공방이 주차장을 가지고 있고 도로도 잘 정비돼 있다.

이중 여경란 도예가의 공방 '여기담기'에서는 강아지와 새 같은 동물 캐릭터와 어린 아이들의 형상을 빚은 도자기들을 구경할 수 있다. 도자예술이 단지 그릇을 만드는데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방문객들에게는 작가가 직접 설명을 해주며 제작공방도 상시 개방한다. '심스' 는 심지수 작가가 청화코발트, 옥색유, 그레이 계열의 색깔로 만든 도자기를 제작, 전시하고 있다. 고급 식기들이 주 종목이다. 도자기 외에 다른 구경이 하고 싶다면 유리공방 '플럭스'(FLUX)를 추천한다. 흙이 유리가 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유리공예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세라 기타문화관'은 우쿠렐레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공방으로 건물을 기타모양으로 지어 놓았다. 1층에는 연주 및 워크숍을 할 수 있는 공연장, 수제기타 전시실과 작업실이 있다. 2~3층에는 게스트하우스, 방문객을 위한 숙소가 있어 숙박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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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요 이향구 명장이 달항아리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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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기법으로 도자기를 구워보는 가마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도자기 만들기와 물레체험, 음식만들기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시연과 장작가마, 소성과정 등 도자기 제작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가마마을에는 약 30여개의 요장이 있어, 다양한 식기류와 소품들을 구경할 수 있으며 할인판매 행사도 진행된다. 목공예 '라우공방'은 DIY가구 제작, 맞춤형 가구 및 예술가구를 제작한다. 도자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소재인 나무를 이용한 각종 소품들도 구입할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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