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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문노스’가 일베용어?…한국당 “진보 매체 만화에서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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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며 쓴 ‘문노스’라는 단어가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용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한국당이 15일 “문노스는 진보 매체에서 처음 패러디해서 사용한 용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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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굽시니스트’가 2018년 4월 27일 그린 만화 ‘이니피티 워(스포주의)’. 이 만화는 같은해 5월 9일 잡지 시사인 555호에 게재됐다. [시사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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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노스는 ‘문재인 타노스’의 합성어로, 타노스는 미국 영화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최고 악당이다. 나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선거법ㆍ공수처법 민생파탄 토크콘서트’에서 “영화 어벤져스에 ‘타노스의 장갑’이라는 게 있는데, 최근 ‘문노스의 장갑’이라는 패러디가 유행”이라며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저지해 ‘문노스의 장갑’이 완성되는 것을 막는 것이 절체절명의 책무”라고 말했다. 영화에서 타노스의 장갑은 인피니티 스톤 6개를 붙이면 우주 생명의 절반을 날릴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데, 나 원내대표는 여권이 통과시키려는 공수처법과 선거법 등을 을 ‘문노스의 장갑’이라고 빗댄 것이다.

그런데 이 발언이 알려지자 당일 한 언론이 “문노스는 주로 일베에서 사용되는 단어”라고 보도했다. 이후 이 주장이 급속히 퍼졌다.

심지어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해당 발언(문노스)은 ‘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작년부터 돌아다니던 이미지가 바탕이 된 것이다. 참고할 것이 없어 극우 사이트에 돌아다니는 극단적 표현들을 차용해왔던 것인지 한심하기가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문노스는 지난해 진보 성향 매체인 ‘시사인’의 만화에 처음 등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만화가 ‘굽시니스트’가 2018년 4월 27일 만화 ‘이니피티 워(스포주의)’에 해당 캐릭터를 그렸고, 이 만화가 5월 9일 시사인 555호에 게재됐다는 것이다.

해당 만화를 보면 문 대통령과 타노스의 모습을 합성한 캐릭터가 장갑을 낀 채 “적폐 청산이라는 게 썩 재밌는 일은 아니지요. 허허”라고 말하는 대사로 시작한다. 그네스톤(박근혜 전 대통령), 엠비스톤(이명박 전 대통령), 거니스톤(이건희 삼성 회장), 안철스톤(안철수 전 의원), 저널리티스톤(언론), 으니스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모아 ‘이니PT(Political Tactics) 건틀렛’을 완성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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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5일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올라온 게시글. 굽시니스트의 만화 캐릭터를 패러디했다. [일간베스트 저장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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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일베에서 문노스가 처음 게시된 글은 2018년 5월 5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굽시니스트의 만화 캐릭터를 그대로 따와 대사만 “이 임기가 끝나면 남한 절반의 중산층이 서민이 될 것이다”라고 바꿔놓은 이미지다.

한국당 관계자는 “굽시니스트가 최초 그린 캐릭터가 일베와 페이스북 등 여러 사이트에서 광범위하게 패러디된 것인데, 이를 단순히 ‘일베 용어’라는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것은 ‘야당 죽이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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