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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인수합병의 계절...'연기되고, 싸우고, 판 흔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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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직굵직한 빅딜 연이어 등장...'폭풍속으로'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인수합병 시장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조 단위의 금액이 오가는 빅딜이 속속 진행되며 재계의 관심사도 증폭되고 있다. 이미 인수합병이 진행되고 있거나 아직은 로드맵 외 특별한 내용이 전해지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당분간 국내 경제계가 대형 인수합병의 폭풍속에 빠질 것이라는 것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 과정에서 복마전을 방불케하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15일 투자은행 업계 등에 따르면 5월을 기점으로 대형 인수합병이 연이어 진행되거나 최소한의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 시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넥슨 매각전이다. 김정주 NXC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이 매각 대상이며 인수합병 과정에 원만하게 이뤄지면 김 회장은 암호화폐 및 다양한 ICT 신기술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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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매각전은 소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매각 주간사인 도이치뱅크와 UBS가 15일(현지시간)으로 예정됐던 매각 본입찰을 오는 24일로 전격 연기했기 때문이다. 당초 지난달 중순 매각 본입찰을 예정했으나 한 차례 미뤄진 상태에서 또 한 번 일정이 미뤄지자 업계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각 자체가 틀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현 상황에서는 넥슨 매각전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텐센트와 카카오, 넷마블, MBK파트너스, KKR, 베인캐피털 등이 여전히 넥슨 인수에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텐센트는 중국 게임 기업으로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넥슨의 이해 관계자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텐센트가 재무 파트너와 함께 넥슨을 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넷마블도 의지가 강하다. 본입찰 참여를 강하게 요청하고 있으며 역시 재무적투자자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카카오와 MBK파트너스도 넥슨을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디즈니 깜짝 등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롯데카드 매각도 굴곡이 많다. 한앤컴퍼니와 본계약을 앞둔 가운데 검찰이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를 겨냥한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KT 새노조 등이 황창규 KT 회장 등을 고발한 가운데 황 회장에는 배임, 한 대표에게는 탈세 혐의가 제기되고 있다. 만약 한 대표가 형사처벌을 받는다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걸려 인수합병 자체가 어긋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카드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한다는 방침은 변하지 않았으나, 본계약 체결을 다소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해보험도 최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JKL파트너스를 선택한 가운데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롯데손해보험의 신용등급을 연이아 하향조정한 가운데 노동조합은 롯데지주를 대상으로 고용보장 합의를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13일 JKL파트너스를 항의방문하는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도 거친 굴곡의 연속이다. 지난 3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주식 매매 정지, 이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3월 28일 퇴진했으며 4월 10일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에 자구계획을 제출했으나 채권단은 즉각 거부했다. 이후 4월 15일 매각 결정이 났으며 4월 23일 채권단은 긴급자금 1조6000억원을 투입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6월 말 주주총회 공시를 내고 지난 13일 금융위원회는 매각 입찰 공고를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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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 유력 후보군으로 SK텔레콤과 한화, SM그룹, 호반건설 등 많은 기업의 이름이 오르는 가운데 매각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당장 호남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매각 저지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으며 초반 인수 유력군에 이름을 올린 대기업도 최근 발을 빼는 분위기가 포착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재임 기간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마무리지을 가능성은 높지만, 아직은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케이블 업계도 인수합병 시도가 빨라지고 있다. 티브로드는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는 LG유플러스와 합병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IPTV의 케이블 인수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으나 미디어 공공성을 우려하는 내외부의 목소리는 부담이다. KT는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일몰된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부활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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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지난해 하반기 기준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을 보면 1위는 KT다. IPTV 점유율 21.12%에 위성방송 점유율 9.95%며 이를 더하면 합산규제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31.07%다. SK브로드밴드는 14.32%의 점유율이며 LG유플러스는 11.93%의 점유율을 달리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합병되는 티브로드는 9.60%며 LG유플러스와 합병되는 CJ헬로는 12.61%다. CJ헬로와 티브로드가 케이블 시장 점유율 1위와 2위를 기록하는 가운데 일각에서 KT 피인수 대상으로 제기되는 딜라이브는 6.29%의 점유율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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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과정에서 양측 노조의 반발은 극에 달하고 있다. 두 회사 노조 모두 최근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약에 돌입한 가운데 기업 분할 및 추후 운영 과정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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