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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檢, '삼바 증거인멸 주도' 삼성전자 임원 2명 구속영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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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 각종 증거인멸 주도한 혐의

檢, 가담 정황 삼성SDS 직원도 조사

증거인멸 전모 파악시 분식회계 의혹도 규명 기대

이데일리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직적인 증거인멸 행위를 집중적으로 파헤치며 이 사건 본류의 규명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증거인멸과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소속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 TF 소속 서모 상무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두 사람을 수 차례 불러 조사한 뒤 이날 신병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이들이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에피스에서 벌어진 회사 서버 은닉과 회계자료 등 내부자료 폐기, 직원 노트북과 휴대전화 문건 삭제 등 일련의 증거인멸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지원TF는 삼성그룹 콘트롤타워인 옛 미래전략실의 후신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의 보안선진화 TF는 그룹 전반의 보안을 담당하는 곳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증거인멸과 관련, 최근 그룹 IT계열사인 삼성SDS 직원들을 수 차례 소환해 범행 가담 여부를 조사했다.

검찰은 증거인멸 작업이 우발적·일회적이 아니라 장기간 조직적으로 벌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전날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 공장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회사 공용서버와 함께 직원 노트북 수십대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이 회사 보안실무자 안모씨 등 관계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회사 측이 공장 바닥의 마루 밑에 서버와 노트북을 묻어 은닉한 것을 파악하고 마루를 다시 뜯어내 찾아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지난해 금융당국의 고발 이후 검찰 수사가 가시화하자 회사 서버와 노트북 수십대를 공장 바닥에 분산시켜 숨겨왔고 최근 들어 수사가 속도를 내자 일부 기록을 훼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안씨는 회사 서버를 숨기고 훼손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 3일에는 삼성에피스의 팀장급 직원 A씨에 대해 지난해 5~6월 회사 공용서버를 빼돌려 자신에 집에 보관해 온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안씨와 A씨가 개인적 판단으로 서버 은닉 행위를 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윗선의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증거인멸 행위의 직접 지시자나 책임자 혐의를 규명하면 신병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은 증거인멸 혐의로 삼성에피스 상무 양모씨와 부장 이씨를 지난달 29일 구속한 상태다. 이들은 지난해 회계자료와 내부 보고서는 물론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을 대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JY’나 ‘VIP’, ‘합병’, ‘미전실’ 등의 단어를 검색해 해당 문건이 나오면 삭제토록 한 혐의가 있다.

검찰은 증거인멸 행위의 전모 파악에 주력하면 자연스럽게 분식회계 의혹 규명에도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차원의 조직적 증거인멸 행위가 확인될 경우 삼성바이오 분식회계가 결국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힘이 실릴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 사건과 사건 본류인 회계분식 사건은 그 시기와 관여자가 서로 중첩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국정농단 관련 대법원 판결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 부회장 재판과 이 사건은 별개”라며 “대법원 재판과 관련해 이 사건(수사 결과를) 증거로 제출할 수 있는 절차나 방식은 없다”고 말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분식회계 의혹 수사가 끝난 뒤 대법원이 이 부회장 사건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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