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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주 52시간 ‘발등의 불’…경기 ‘버스 대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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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사 노조 “월급 100만원 줄어” 파업 예고

업계 “요금 인상·적자 보전 안되면 노선 감축”

경기도 “요금 인상 어렵고, 중앙정부 지원해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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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앞두고 경기지역 버스 노조가 임금 유지를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경기도 버스업계는 요금 인상 대책이 없으면 노선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노사 모두 ‘버스 대란’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6일 경기도와 버스업계의 설명을 들어보면,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버스노조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임금 보전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8~10일 찬반투표를 거쳐 15일께 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사기업인 경기지역 버스업체에서 일하는 버스 운전자는 그동안 주당 최대 68시간까지 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시간외 노동이 최대 16시간까지 줄어 월급이 평균 100만원가량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지역 버스노조는 월 330만∼350만원 수준인 경기 시내버스 노동자 임금을 서울시 수준인 400만원 이상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으나 업체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또 버스 사업자들도 근무시간 단축으로 운전자를 대거 충원하면서 커지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위해 버스 요금을 현행보다 300∼400원 인상하거나, 지방정부가 버스 적자를 보전해주는 준공영제 실시를 경기도에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7월1일부터 주 52시간제를 적용받는 300인 이상 버스 사업장은 시내 21개, 시외 3개 등 모두 24개 업체다. 이들 업체에서 운행하는 버스는 7800여대로 경기도 전체 버스의 60%에 이르며, 추가로 고용해야 하는 버스 기사는 2500∼4천여명이다.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제가 30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되면, 버스 기사는 모두 5천여명이 더 필요하다. 정재호 경기도버스운송사업자조합 상무는 “운영 적자 보전과 최대 5천명의 기사 충원을 위해 약 3천억원이 필요하다. 요금 인상이나 준공영제를 통한 적자 보전 대책이 없으면 노선 감축이나 운행 시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수도권 환승할인제로 동일 요금이 적용되는 서울시가 반대해 요금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경기도는 버스회사 적자 보전과 인건비 지원을 위해 추경예산 500억원을 편성하고, 정부의 예산 지원도 요구하고 있다. 또 7월 이후 버스 노선 폐지와 버스 감축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도내 110개 노선에 차량 220대를 대체 교통수단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버스업체 노동 시간 단축은 요금 인상이나 정부의 예산 지원이 없이는 해결하기 어렵다. 당장 광역버스 600대가 파업하면 하루 이용객 12만명이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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