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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연쇄 폭발테러에…스리랑카 무슬림들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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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배후로 지목… 신변 위협 느껴 / 당국, 살해 협박에 대피소 운영 / 라마단 앞두고 추가 테러 비상

스리랑카 부활절 연쇄 폭발 테러 이후 이 지역에 살고 있는 무슬림들이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이 오는 6일 시작되면서 현지에선 추가 테러 발생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2일 뉴욕타임스는 최소 259명의 사망자를 낸 스리랑카 연쇄 테러 이후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배후로 지목되면서 이 지역에 살고 있는 무슬림들이 박해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남부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모하메드 이파는 “우리는 이 지역에 15년 동안 살고 있었지만 누구도 책임이 있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파의 신발가게 역시 테러 당시 화재로 전소됐다. 주변 상권도 모두 무슬림 소유인데, 이들도 같은 처지다.

세계일보

지난달 21일 스리랑카 연쇄 폭발 테러 발생 지점 중 한 곳인 행정수도 콜롬보의 한 교회에서 경찰들이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콜롬보=EPA연합뉴스


테러 발생 지역과 가까운 일부 무슬림 밀집 거주지에서는 주민들이 타종교 주민들의 위협으로 집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 스리랑카 당국은 이들에게 쏟아지는 살해 위협 때문에 무슬림 대피소를 운영하고 이들을 격리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는 한 무슬림 소녀는 뉴욕타임스에 “(부활절) 테러가 일어났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우리는 모두 끝났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우리를 경찰서에 보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스리랑카는 영국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된 뒤 종교·종족 갈등이 끊이지 않았던 지역이다. 인구 대부분은 불교도인데, 이번 테러 이후 소수 집단인 무슬림과 힌두교도 사이에 ‘소수자 갈등’까지 불거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리랑카에선 추가 테러 발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IS는 라마단 기간에 순교하면 신의 축복을 받는다며 테러를 부추겨왔기 때문이다. 지난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리랑카 안보당국은 라마단 시작일에 맞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새로운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달 5일이나 6일이 추가 테러 가능성이 높은 날로 보고 있다. 현지 경찰 고위 당국자는 “군경이 여전히 용의자들을 추적 중인 만큼 당분간 보안태세가 강화된 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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