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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베네수엘라 과이도의 ‘반 마두로’ 군사봉기 촉구 이틀째,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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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1일(현지시간) 카라카스 카를로타 공군기지 인근에서 정부군과 대치하고 있다. 카라카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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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군사봉기 촉구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이틀째인 1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전역에서 열렸다. 군경이 이를 진압하기 위해 나서고,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를 지지하는 이들의 맞불 시위도 곳곳에서 열리며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과이도 의장은 노동절인 이날도 반정부 시위를 적극 독려했다. 과이도는 트위터에 “오늘날 노동자들은 품위 있게 살 만한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고 이들의 권리와 그동안 이룬 성취들을 무시당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의 요구에 따라 우리가 함께 할 것이다. 거리에서 보자”고 말했다.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시민 수천 명이 카라카스 알타미라 광장에 모여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과이도는 이날 오후 광장에 도착해 “이제부터 우리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매일 시위를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과이도 측은 카라카스뿐만 아니라 타치라·모나가스·팔콘주 등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시위를 독려했다.

시위대와 진압에 나선 군경 간 충돌도 발생했다. 카라카스 동부에서는 전날 과이도 의장이 군사봉기를 촉구한 카를로타 공군기지 인근 고속도로를 점거하려는 야권 지지자들과 이들을 해산시키려는 경찰 간에 충돌이 발생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카라카스 엘파라이소 지역에서는 오토바이를 탄 정부군이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베네수엘라 제2 도시 마라카이보에서도 과이도 지지 시위대 약 300명이 깃발을 흔들고 자동차 경적을 울렸다.

전날부터 과이도를 지지하는 군인 수십 명이 카라카스 카를로타 공군기지 외곽 거리로 나서 정부군과 총격전을 벌이면서 시위는 격화됐다. 최소 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

마두로 정부에서 이탈하는 군경의 움직임도 발견된다. 비밀경찰(SEBIN) 최고책임자인 마누엘 리카르도 크리스포터 피게라가 전날 마두로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그는 서한에서 “마두로에게 항상 충성했지만 베네수엘라는 현재 위험한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은 이날 최소 25명의 군인이 카라카스 주재 브라질 대사관에 망명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마두로 지지 세력이 여전히 굳건하며 과이도의 군사봉기 촉구가 아직까지 정부군을 위협할 정도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날 친정부 시위대 수천 명도 카라카스 서쪽에서 맞불 집회를 개최한 뒤 거리를 행진했다. CNN은 “마두로를 지지하는 이들도 상당히 모였다”면서 “카라카스에 모인 과이도 지지자들은 다른 곳으로 행진을 이어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과이도에 더욱 확실한 군부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과이도는 이날 알티마라 광장 연설에서 “어제 (과이도 지지 군인) 충분치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군대가 우리 편에 서야 한다고 주장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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