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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중형 조선사 5곳 직원수 8년새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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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포함땐 1만명이상 줄어… 최대주주 언제든 바뀔 수있어 불안

“통폐합까지 고려해 공멸 막아야”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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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형 조선사 5곳의 직원 수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사이에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조선 업황 둔화 속에 차별화에 실패하면서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내부에서는 장기적으로 중형 조선사들이 통폐합을 통해 생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0일 조선업계와 중형 조선사 5곳(한진중공업·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대한조선·대선조선)의 사업·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들의 직접 고용 인력은 지난해 말 기준 총 4219명으로 조선업이 호황기에 들어서기 시작했던 2010년(8333명) 대비 49.4% 줄어들었다. 조선사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1만 명 이상의 인력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각 사 조선소가 위치한 부산 영도구(한진중공업·대선조선), 경남 통영시(성동조선해양), 전남 해남군(대한조선), 경남 창원시(STX조선해양)는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이미 지정됐거나 지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 3사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나 초대형유조선(VLCC) 등 대형 선박의 건조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주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중형사들의 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소형 조선사들의 수주액은 10억8000만 달러(약 1조2528억 원)로 전년 대비 13.7% 감소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대형 선박을 위주로 발주가 이뤄지면서 국내 중형 조선사들에 불리한 시장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업체가 저가 수주를 이어오면서 일감을 빼앗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중형 조선사 5곳이 모두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관리를 받는 탓에 언제든지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실제 성동조선해양은 최근 3번째 매각 공고를 냈지만 인수 기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글로벌 리서치 기관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 재편이 시작된 것처럼 중형 조선사들의 통폐합까지 고려해 공멸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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