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4 (금)

[궁금증톡] 지난해 가계 소비지출, 오른 거야? 내린 거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통계청 2018년 가계지출동향은 ‘0.9% 감소’

한국은행 국민계정 가계지출은 ‘4.1% 증가’

가계유지에 드는 지출 포착하는 가계동향조사와

재화·서비스 생산 총량 파악하는 국민계정 차이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

지난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가계동향조사(지출부문)에서 지난해 가계 소비지출이 전년보다 0.8%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2.2% 줄었다. 그런데 민간소비지출을 집계하는 한국은행 국민계정에선, 지난해 민간 소비지출(가계 부문)이 전년보다 4.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2.8% 증가했다. 같은 경제활동을 두고 왜 상반된 통계 결과가 나온 것일까.

30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의 설명을 종합하면, ‘거시통계’인 국민계정과 ‘미시통계’인 가계동향조사의 조사 방식·대상·범위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한다. ‘가구당 평균’ 지출을 구하는 가계동향조사는 가구 수 변동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배제하고 산출한다. 대신 가구원 수(가구 규모) 증감이 영향을 끼친다. 지난해 가구원 수가 2017년보다 줄어든 것(2.46명→2.43명)이 가계동향조사의 소비지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 반면 국민계정은 전체 가구의 소비지출 총량을 산출하기 때문에 가구 수 변동 영향이 통계에 담긴다.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 수가 2017년보다 늘어났는데(1952만 가구→1975만 가구), 이 요인이 국민계정의 소비지출 증가에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주거비용’ 계산 방법도 차이가 난다. 가계동향조사는 월세 등 실제 소요되는 주거비만 지출에 포함한다. 반면 한국은행 국민계정은 본인 소유 집에 사는 경우에도 ‘자가주거서비스’라는 이름의 지출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 실제 돈이 나가지는 않지만 ‘주거서비스’를 향유했기 때문에 이 비용을 월세처럼 환산해 책정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한국은행 국민계정의 통계 목적 때문이다. 국민계정은 1년간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경제주체들의 재화·서비스 생산 총량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자가주택도 ‘집이 거주자에게 주거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므로 이 가치를 반영한다.

두 조사의 집계 방식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한국은행 국민계정은 공급 자료에서 파악하는 반면 가계동향조사는 수요자들을 조사한다. 국민계정은 재화·서비스를 생산하는 각 협회로부터 산업별 매출액 자료를 받아, 매출 가운데 가계소비지출이 어느 정도인지 ‘소비율’을 적용해 산출한다. 가계동향조사는 표본 가구가 직접 작성한 가계부를 바탕으로 조사가 이뤄진다.

두 조사 가운데 무엇이 더 정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국민이 체감하는 지출 실태를 파악하는 데는 가계동향조사가 더 적합할 수 있다. 하지만 가계동향조사는 고소득층이 답변을 꺼리는 경향 때문에 이 집단의 소비 현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런 경우엔 ‘판매 자료’를 통해 집계하는 국민계정 조사가 보완한다. 지난해 국민계정 가계소비지출 증가에 영향을 끼친 주된 요인은 승용차, 가전제품 소비 증가다. 특히 고소득층이 주로 구매하는 수입차나 프리미엄 텔레비전 소비가 늘었다. 이 외에도 통계청의 소매판매 동향 등 다른 지표를 함께 보면 가계지출 현황을 더욱 다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네이버 메인에서 한겨레 받아보기]
[▶한겨레 정기구독] [▶영상 그 이상 ‘영상+’]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