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7 (금)

봉합 안 된 초계기 갈등… 日, 韓주관 해상훈련 불참

댓글 5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부산 근해서 8개국 참가 연합훈련 / 함정 파견 않고 대표단 4명 참석 / 내달 안보회의서 갈등 해소 기대

세계일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확대 국방장관회의 산하 해양안보분과위원회 회원 12개국이 참가하는 연합해상훈련을 위해 각국 해군 함정들이 28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입항하고 있다. 국제해양 범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이번 훈련은 다음달 13일까지 부산과 싱가포르 근해에서 실시된다. 부산=연합뉴스


한·일 군 당국의 ‘초계기-레이더 갈등’이 여전히 봉합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28일 해군에 따르면 29일부터 5월2일까지 해군작전사령부와 부산 근해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산하 해양안보분과위원회 회원국들의 1부 연합훈련에 미국과 중국, 인도 등 8개국 함정 10척과 항공기 6대가 참가한다.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18개국 국방장관협의체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18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해군이 훈련지휘관 임무를 수행하는 이번 연합훈련은 민간선박 피랍 등 국제 해상범죄에 대한 공동대응과 해양 중요시설 피해 시 보호와 구조 훈련이 목적이다. 그러나 이번 훈련에 일본은 함정을 보내지 않고 대령급 대표단 4명만 참석한다.

일본은 이번 1부 훈련엔 함정을 파견하지 않고, 다음달 9∼13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2부 훈련에 함정 2척을 보낼 예정이다. 2부 훈련은 국제거래 금지물품 적재 의심 선박검색을 위한 연합훈련으로 진행된다.

세계일보

28일 오전 부산작전기지에서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 공동의장국인 싱가포르 함정(RSS Stalwart /FFS-72)이 입항하자 해군작전사령부 장병들이 양국의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해군 제공


일본의 이번 훈련 불참에는 최근 다시 불거진 ‘초계기 갈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12월20일 일본 측은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동해상에서 북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접근하는 일본 초계기를 향해 화기관제레이더를 가동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우리 군은 레이더를 가동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저공 위협비행을 했다고 맞서왔다. 이후 국방부는 지난 1월에도 일본의 초계기가 3차례에 걸쳐 우리 함정에 30~70m로 근접해 비행했다고 주장하며 레이더 사진 일부를 공개했지만 일본은 부인하고 있다. 그러던 지난 22일 ‘한국 국방부가 일본 정부에 한국 함정으로부터 3해리(약 5.5㎞) 이내로 일본 군용기가 접근하면 사격용 화기관제레이더를 비추겠다고 통보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초계기-레이더 갈등’이 재점화됐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초 서울에서는 한·미·일 군 당국 차원의 고위급 회의인 한·미·일 안보회의(DTT)가 열린다. 이 회의에서 한·일 갈등 해소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이 회의에는 3국 국방부의 차관보급 이상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3국 간 연합훈련 문제가 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양자접촉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양국 간 국방교류협력 복원 문제도 비중 있게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