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회사를 활용해 현금 유출없이 케이블TV 2위 사업자 티브로드를 품 안에 넣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태광산업 자회사 티브로드는 지난 26일 합병 본계약을 체결했다.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합병 비율은 외부 회계법인의 기업가치 평가를 거쳐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75대 25로 산정했다.
증권업계는 공시된 합병 회사의 주당 평가액으로 역산해 각사의 기업가치를 SK브로드밴드 3조6000억원, 티브로드 1조5000억원으로 분석했다. 티브로드의 가입자당 가치는 47만원수준이다. 티브로드는 국내 SO 2위 사업자로 대도시 중심 23개 권역에서 방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법인 최대주주는 SK텔레콤으로 74.4% 지분율을 확보한다. 태광산업은 16.8% 지분으로 2대주주가 된다. FI(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미래에셋대우가 8% 지분으로 3대주주다. 미래에셋대우는 합병 법인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한다.
SK텔레콤은 현금을 쓰지 않으면서 약 5조원 가치의 합병 법인을 품 안에 넣는 효과를 얻었다. 지난해엔 보안업체 ADT캡스를 인수하는 등 종합 ICT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는 데다 5G 투자에 목돈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자회사 합병 방식을 택해 콘텐츠 투자 여유금을 확보했다는 것. 이 덕에 추가 M&A(인수·합병)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알뜰한 쇼핑은 ADT캡스 인수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SK텔레콤은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함께 인수를 진행하면서 ADT캡스의 지분 55%와 경영권을 7020억원에 사들였다. ADT캡스 인수와 이번 티브로드 합병 과정에선 FI를 통한 외부 자본이 유치되면서 향후 IPO(기업공개)도 예상된다. IT담당 애널리스트는 "티브로드 합병에서 아낀 실탄으로 콘텐츠 투자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라며 "FI의 투자가 들어오면서 ADT캡스와 이번 합병 법인은 향후 상장 수순을 밟게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아울러 티브로드의 탄탄한 재무구조가 SK텔레콤 연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티브로드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6671억원, 당기순이익은 779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 비율은 12.1%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한다.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5월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인허가 신청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각각 제출할 예정이다. 합병 법인 출범 시기는 올해 4분기로 예상된다. 통합법인 사명은 SK브로드밴드로 유지하지 않고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사명과 로고 등은 논의 중이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가입자 약 768만명의 종합 미디어 회사로 거듭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SK브로드밴드 IPTV(인터넷TV) 가입자는 454만명, 티브로드 케이블TV 가입자는 314만명이다. 합병 법인은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와 LG유플러스·CJ헬로에 이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약 24%로 도약한다. LG유플러스·CJ헬로와는 시장 점유율을 1% 내외로 좁히게 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합병 이후에도 IPTV와 케이블TV의 상생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유료방송 이용자의 편익 증진을 위한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방송사업 본연의 지역성 책무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브로드밴드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옥수수(Oksusu)와 푹(POOQ)이 결합한 통합OTT 출범은 이르면 6월, 늦어도 7월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 법인이 나오면 가입자만 1300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OTT가 탄생한다.
김주현 기자 n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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