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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5G 접속불량에 불만 속출 "어찌 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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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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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 모씨(39)는 최근 갤럭시 S10 5G(5세대) 스마트폰을 큰맘 먹고 구매했다. 기가급(Gbps) 속도가 나오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이동통신사 광고를 보고 요금제도 8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5G 요금제로 바꾸었다. 그러나 기대는 금세 실망으로 바뀌었다. 5G가 잡히지 않았고 간혹 잡히더라도 금방 끊겼다. 통신사에 문의하니 "차차 서비스가 안정화되니 기다려 달라"는 답이 돌아왔다. 개통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5G는 불통이다. 5G가 4G로 전환될 때마다 데이터가 수시로 끊겨서 이제는 아예 'LTE 모드'만 사용하고 있다. 이씨는 "5G 서비스 장애에 대해 이통사가 보상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3일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가 개시된 지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5G 서비스의 끊김 현상이 심각해 이용자들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5G 가입자는 2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5G는 지방에서는 아예 신호가 잡히지 않고, 도심에서도 수시로 LTE로 전환되는 등 품질 저하가 심각해 가입자들 사이에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불완전한 서비스를 판매한 이통사들이 서비스 장애에 대해 요금 감면 등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통사들은 "5G 서비스는 점차 개선되고 있다"면서 "초기 서비스가 불안정한 것은 어쩔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5G 이용자들이 호소하는 피해 유형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5G가 거의 잡히지 않으며 잡히더라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하철이나 실내로 진입하면 5G가 먹통이 되는 문제도 심각하다. 실내에서도 5G 전파를 잡는 인빌딩 구축이 안돼서다. 5G에서 LTE로 전환될 때 데이터 끊김 현상도 여전하다. 직장인 박 모씨는 "지난주에만 5G에서 4G로 넘어갈 때 데이터가 아예 끊겨서 스마트폰을 하루에 4~5번 껐다 켰다"고 했다. 5G 스마트폰은 4G와 5G 안테나를 모두 갖고 있어 5G가 잡히지 않으면 4G를 잡는다. 이렇게 수시로 데이터가 전환되다 보니 배터리 소모가 빠르고 발열이 심해진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TV나 건물 전광판 등을 통해 5G의 놀라운 속도를 집중 마케팅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대 2.7Gbps 속도를 구현했다고 밝혔고, KT는 1Gbps, LG유플러스는 잠실야구장에서 1.8Gbps급 속도를 냈다고 발표했다. 이통 3사는 5G 서비스를 통해 '초시대'(SK텔레콤), '초능력'(KT), '일상을 바꾼다'(LG유플러스) 등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통사들이 품질 보장도 안 된 서비스를 팔면서 5G의 이상적 속도와 변화만 강조하고 현재 서비스 수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리고 있지 않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최대 1기가급 광고는 이론적 속도를 표현한 것이고 현실적으로 이보다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LTE보다 빠른 것은 사실이고,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용자들은 "통신사의 기술 부족으로 서비스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통신 서비스는 연속 3시간 이상 또는 1개월 누적 6시간 이상 서비스 중지 또는 장애로 인한 피해를 받을 경우 사용하지 못한 시간만큼 6배에 상당하는 금액을 보상받도록 돼 있다.

게다가 비슷한 시기에 5G를 상용화한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은 5G 서비스가 불안정한 것을 인정하며 5G 가입자에게 추가 요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애초 버라이즌은 LTE 요금제에 추가로 월 10달러(약 1만1500원)를 더한 5G 요금제를 출시하고 프로모션용으로 3개월간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었지만, 5G 서비스의 불안정성을 인정하고 10달러를 추가로 받는 것을 무기한 연기했다.

그러나 국내 이통사들은 버라이즌과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버라이즌 5G 요금제는 LTE 요금제에 추가로 10달러를 더 내는 형식이지만, 국내 5G 요금제는 LTE나 3G 요금제에 가입하듯 새로운 요금제에 가입하는 형태이고 가격도 4G, LTE보다 싸다는 입장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무제한 요금제로 비교해보면 5G가 LTE보다 데이터당 단가가 훨씬 싸다. 또한 5G 가입자에게 각종 프로모션으로 혜택을 크게 주고 있다"고 했다.

초기 서비스 불안정성에 대해서는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어떠한 서비스든 초기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면서 "5G 속도와 커버리지가 점차 개선될 것이기 때문에 양해를 바란다"고 했다.

[이선희 기자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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