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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평화 열망의 소리...판문점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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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7일 판문점에서 '평화 포퍼먼스'를 선보인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과 가수 보아가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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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서울=공동취재단 이설영 기자】평화를 열망하는 아름다운 소리가 판문점을 채웠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아 판문점에서 진행된 '평화 퍼포먼스'는 현재 남북 관계의 경색으로 우리 측 단독으로 열린 행사지만 한반도 평화 열망의 메시지를 전세계에 보냈다.

통일부와 서울시, 경기도는 27일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아 오후 7~8시 '멀지만 가야할 먼길'이라는 주제로 열려 다양한 뮤지션들의 연주와 노래, 작가들의 퍼포먼스로 채워진 '평화 퍼포먼스' 행사를 판문점에서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한 외교사절, 일반국민, 유엔사 및 군정위 관계자 등 410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는 피아니스트 김광민, 음악 프로듀서 정재일, 소리꾼 한승석,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가수 보아·이수현(악동뮤지션), 미국 첼리스트 린 하렐, 중국 첼리스트 지안 왕, 일본 피아니스트 아야코 우에하라, 플루티스트 아야코 타카기, 설치미술작가 유영호·하태임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기념식수, 도보다리, 평화의 집 앞의 잔디 등에서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임지영 바이올리니스트는 분단의 슬픔과 비극을 넘어 남북 모두를 하나로 이어주는 마음으로 바흐의 '샤콘느'를 연주했다. 브람스는 바흐의 '샤콘느'에 대해 "가장 경이적이며 신비로운 작품이며 바흐의 가장 심오한 사상과 가장 힘찬 감정의 세계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평한 바 있다. 남북 정상이 만났던 도보다리회담의 장소에서, 퀸엘리자베스 콩쿨의 한국최초 우승자인 임지영의 연주로 듣는 바흐의 '샤콘느'는 분단의 슬픔과 비극을 넘어서 마침내 남북 모두를 하나로 이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주돼 가슴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지안 왕 첼리스트는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음악 중 하나로 꼽히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연주했다. 이 곡은 한국전쟁 당시 아수라장이 됐던 피난열차 안에서 어느 평론가가 축음기를 꺼내 트는 순간 주변이 갑자기 조용해지며 질서가 잡혔다는 이야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린 하렐 첼리스트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중 1번 '프렐류드'를 연주했다. 이 곡은 1989년 베를린 장벽 앞에서 로스트로포비치의 연주로 전세계인의 감동을 끌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타카기 아야코 플루티스트는 20세기 100년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작곡가 30인 중의 한명인 윤이상의 '에튀드'를 연주했다. 또 일본의 우에하라 아야코 피아니스트는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했다. 이 곡은 어린시절의 정경을 표현한 서정적이며 감미로운 곡으로 알려져 있다. 61년만에 고국 러시아에 돌아간 호로비츠가 러시아의 동포들 앞에서 가슴으로 연주했던 곡으로 유명하다. 남북의 이산가족, 고향을 그리워하는 모든 분들을 위해 선곡했다.

이 두사람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중 유명한 'Marry-go-round'를 함께 연주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재즈피아니스트인 김광민과 가수 보아는 평화를 갈망하는 모든 이들의 노래 존 레논의 '이매진'을 선보였다. 지구상의 여러 분쟁과 갈등의 공
간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다잡아 주었던 곡이다.

'악동뮤지션'으로 잘 알려진 가수 이수현은 디즈니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바람의 빛깔'을 노래했다. 나무와 바람, 새들과 사람은 각기 다른 모습을 가졌지만 모두 함께 마음의 문을 열면 마침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노래다. 남북 차이를 넘어, 마침내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 보자는 의미와, 미래세대의 아이들이 통일과 평화의 시대에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선곡했다.

작곡가 정재일과 소리꾼 한승석은 이번 행사의 타이틀인 '먼길'의 모티브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저 물결 끝내 바다에'를 선보였다. 정재일의 피아노와 소리꾼 한승석의 노래, 국악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연주됐다. 이 곡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작가 황석영 선생의 장길산에서 가사를 따왔으며, 우리 민족이 하나의 마음을 모아 비록 멀고 험한 길일지라도 뚜벅 뚜벅 걷는다면 마침내 우리의 꿈인 통일과 평화가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라는 대서사를 담았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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