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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루브르의 '유리 피라미드'가 동양인 건축가 작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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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탄생

김홍철 지음, 루비박스 펴냄

서울경제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는 현실에 만족하지도, 안주하지도 않았다. 그는 신화와 동화의 공간이 느껴지는 건축을 짓기 위해 골몰했다. 그가 설계한 ‘구엘 별장’의 파빌리온 앞에 놓인 용은 제우스의 황금사과를 지키는 용을 형상화한 것이다. 주택인 ‘카사 바트요’에 보이는 해골과 뼈 등의 형태는 게오르기우스 신화에서 빌려왔다.

건축은 삶의 공간이라는 실용성과 예술작품 같은 가치를 동시에 갖고 있다. 건축은 사람의 삶과 죽음을 품어야 했고, 건축주의 부와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혹은 신을 위한 찬미를 보여주는 미술작품으로 지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건축은 인류 문명과 더불어 진화했지만 산업혁명을 겪고 두 번의 세계대전으로 모든 것을 새로지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속도가 중시됐다. 이는 규격화와 대량생산으로 이어져 “모더니즘을 배경으로 한 국제건축 양식의 탄생”을 이끌었다.

새 책 ‘건축의 탄생’은 이런 배경 아래 등장한 세계 현대건축의 대표하는 건축가 15인의 이야기를 만화로 풀고 있다. 안토니 가우디를 시작으로 미스 반 데어 로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그 코르뷔지에 등 거장을 소개한다. 만화의 장점인 그림이 풍부해 건축 과정과 건물의 현재 모습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마침 올해가 바우하우스 100주년이라 발터 그로피우스의 “창조적 행위의 궁극적인 목적은 건축이다”는 말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그는 오늘날 전 세계 디자인 수업에서 반드시 배워야 할 기초 디자인을 만든 바우하우스의 수장이었으며, 수평적 관계와 협력을 중시한 교육가이자 디자이너였다.

프랑스 루브르 궁전 앞뜰에 커다란 유리 피라미드를 만든 건축가가 동양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중국 태생으로 미국 시민권자인 건축가 이오 밍 페이는 과거 건축물과 대비되는 효과를 노려 유리 피라미드를 생각해냈다. 그는 1983년 중국계 최초로 프리츠커 상을 받았다.

한국인 건축가로는 유일하게 김수근이 포함됐다. 남산자유센터, 세운상가, 장충동 경동교회와 공간 사옥 등 책을 읽고 나면 서울 곳곳이 특별해진다.

프랭크 게리, 안도 로시, 렌초 피아노, 안도 다다오, 렘 콜하스, 자하 하디드 등 반드시 알아야 할 주요 건축가는 다 담겼다. 2만2,8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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