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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北, 웜비어 석방조건으로 200만달러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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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조셉윤, 트럼프 지침받아 병원비 지급 합의서에 서명"

트럼프 "北에 한푼도 안줬다"

북한이 2017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식물인간 상태로 미국에 넘겨주면서도 병원비 명목으로 200만달러(약 23억원)를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웜비어는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사망했다. 미국은 돈을 지급하겠다고 서명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북한은 2017년 6월 웜비어 석방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조셉 윤 당시 대북정책특별대표에게 200만달러의 병원비를 청구했다. 윤 전 대표는 바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북측의 비용 청구 사실을 알렸고, 틸러슨은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당시 미국 측 특사(조셉 윤)는 트럼프의 지침을 받고 병원비 지급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윤 전 대표는 본지 등과 통화에서 "외교 협상과 관련된 내용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당시 내가 받은 지시는 웜비어 송환을 위해 무엇이든 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아직 병원비를 지불하지 않았다"며 "당시 그 돈을 언제까지 주겠다는 기한을 두지 않고 서명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에 돈을 보내는 것은 대북 제재 위반이어서 제재 면제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트위터에 '웜비어를 위해 한 푼도 북한에 주지 않았다'고 썼다.

그러나 병원비 지급에 동의한 것만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에겐 정치적 타격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터키에서 억류자들이 돌아올 때마다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우리는 돈을 안 줬다"고 수차례 자랑했기 때문이다. 웜비어는 2016년 북한에 관광을 갔다 평양의 한 호텔에서 선전 포스터를 훔쳤다는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17개월간 억류됐다 풀려났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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