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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4 (금)

깜짝 전자발의·회의장 옮겨 상정…바미당 일부·민주평화당 불참에 의결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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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처리 시도 이틀째 대치

경향신문

몰려가 항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가 26일 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로 옮겨 열려 ‘공수처법’ 등 사법개혁 법안들을 상정되자 당초 사개특위 회의실을 막아섰던 곽상도 의원(가운데)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상민 위원장석으로 몰려가 항의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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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개특위 막던 한국당 허 찔러…4당, 내주 초 지정 시도할 듯

정개특위는 한국당 저지로 회의장 진입 못 해 소집에만 그쳐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패스트트랙 연대’가 26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시도에 나섰다. 사개특위는 여야 4당 위원들이 전체회의에서 사법개혁 법안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상정하는 데 성공했지만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과 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5분의 3)를 채우지 못해 최종 의결까지 이르지 못했다.

정개특위는 자유한국당의 강력 저지로 회의장 진입 자체가 무산되면서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당장 이날 패스트트랙 처리엔 실패했지만 여야 3당은 주말 동안 바른미래당 상황을 지켜보며 후속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오는 29일 두 특위가 의결 절차에 돌입할 경우 패스트트랙은 일단 첫발을 떼게 된다. 하지만 한국당 저항이 거세지고 바른미래당 상황이 악화된다면 대치 장기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날 여야는 온종일 ‘눈치 싸움’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2시45분 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기습 개최된 사개특위 회의가 정회한 뒤, 민주·평화·정의당 원내대표들은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을 찾아가 한국당의 점거 사태에 국회가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한국당의 의안과 점거농성으로 법안 제출에 난항을 겪던 개혁법안을 ‘전자입법시스템’을 통해 국회 의안과에 내자 다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법안 제출·접수 여부 자체가 논란이 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전자입법시스템을 통해 국회 의안과에 낸 것이다. 2005년 도입된 전자입법시스템이 법안 제출에 실제 활용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이 법안 제출을 위해 의안과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췄던 한국당으로선 허를 찔린 셈이었다. 한국당은 즉시 1박2일간 진행하던 점거농성을 해제하고 국회 로텐더홀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전자입법시스템으로 의안을 제출한 민주당을 규탄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결국 우리가 이들의 ‘꼼수 법안’을 철저하게 막자 그들이 한 행태는 국회법 해설에도 없는 방법을 등장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절차는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두 특위 회의가 오후 8시에 동시 개최된다는 내용이 공지됐다. 한국당은 각 회의실 앞에 스크럼을 짜고 드러눕는 등의 방식으로 여야 4당 특위 위원들의 회의장 진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특위에 질서유지권도 발동됐다. 우여곡절 끝에 사개특위는 회의장을 바꿔 개최됐다. 이상민 위원장은 재적위원 18명 중 이 위원장을 비롯해 백혜련·송기헌·이종걸·박주민·표창원·박범계·안호영(민주당 8명) 의원과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 참석으로 패스트트랙을 위한 상정 정족수(재적위원의 과반인 9명)를 충족하자 개혁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상정했다. 당초 이날 회의는 상정에 이어 의결까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채 의원과 평화당 박 의원의 불참으로 패스트트랙 정족수(11명)에 미달하면서 지정에는 이르지 못하고 산회했다.

한국당은 전자입법 발의에 이어 사개특위 회의장 변경까지 두 번이나 ‘뒤통수’를 맞자 허탈감에 휩싸였다.

정개특위는 회의 소집에만 그쳤다. 바른미래당 내분이 격화되면서 정개특위 소속인 김동철·김성식 의원의 회의 불참설이 제기된 데다 한국당 의원들이 회의장 앞에서 “헌법수호”를 외치며 회의장 진입 자체를 막아섰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 처리 자체엔 동의하는 입장인 두 의원은 주말 동안 내부 갈등 상황을 지켜본 뒤 정개특위 회의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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