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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책과 삶]변화에 무감각한 ‘복잡한 시스템’이 혁신과 성장의 ‘걸림돌’임을 꼬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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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성에 빠지다

지용구 지음

미래의창 | 260쪽 | 1만5000원

경향신문

현대 사회의 특징을 몇 가지 단어로 꼽으라면 ‘복잡성’이 빠지지 않을 것이다. 개인의 생활은 물론 초연결된 사회,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기업, 공존과 상생을 내세우지만 정작 끊임없는 갈등에 놓여 있는 국가관계까지 어느 것 하나 단순한 것이 없다.

<복잡성에 빠지다>의 저자 지용구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복잡성이라는 두꺼운 옷들로 겹겹이 둘러싸인 채 세상의 온도 변화에 무감각해져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복잡성이란 ‘시스템의 구성 요소 수와 그 구성 요소 간의 다양한 관계, 그리고 구성 요소와 관계들의 변화’를 말한다. 복잡성의 반대되는 말은 단순성이다. 단순한 시스템이 목적 성취를 위한 꼭 필요한 요소와 관계들로 이루어졌다면, 복잡한 시스템은 다양성, 상호 의존성, 불확실성이 높아 목적 달성을 예측하기 어렵다. 얼핏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산업공학 연구자로서 오랜 기간 연구해온 저자는 기업에 렌즈를 맞춰 설명한다.

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멕시코에 이어 세계 2위(2069시간)로 높다. 그러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회원국 22개국 중 17위로 하위다. 국내 기업들은 투입 대비 산출이 낮은 것이다. 저자는 장시간 노동의 관행이나 직무상 불필요한 시스템 체계, 고객가치에 부응하지 못하는 제품생산 등 모든 것이 복잡성과 연관돼 있다고 진단한다.

반면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등 경쟁력이 뛰어난 세계 기업들은 복잡성을 제거함으로써 성장과 혁신을 이뤘다. 아마존은 ‘원클릭 주문’이라는 단순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 가치를 극대화했고, 넷플릭스는 ‘원폴리시’(모든 것은 단 하나, 넷플릭스에 가장 이로운 방향으로 행동하라는 정책)로 미디어 강자가 됐다.

현대자동차의 아슬란 모델이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 스타벅스는 인종차별 논란이 벌어진 후 어떻게 대처하며 위기관리에 성공했는지 등 국내외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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