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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민주·정의, 사개·정개특위 개의 시도…한국, 회의장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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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이틀째 격렬한 몸싸움…질서유지권 발동

약 40분간 대치 끝에 민주·정의 일단 후퇴

바른미래 소속 위원들 모습 나타내지 않아

뉴시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정개특위 진입 막는 자유한국당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6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열리는 회의장 앞을 점거하며 심상정 위원장 등 정개특위 위원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2019.04.26.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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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형섭 김지은 한주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26일 선거제·검찰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지정안건) 지정을 위해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개의를 시도했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양쪽 회의장을 모두 봉쇄하고 "헌법수호"를 외치며 대치를 벌였다.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은 정개특위가 열리는 국회 본관 445호실 앞을 일찌감치 점령하고 여야 4당의 회의 개의에 대비했다.

오후 8시께 정의당 소속 심상정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과 정의당 소속 정개특위 위원들이 회의장 앞에 도착하자 한국당은 "헌법수호", "독재타도" 등을 외치며 문 앞을 막아섰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이날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다는 방침이었다.

심 위원장은 "불법 점거한 의원들에게 말한다. 오후 8시부터 회의를 하니 길을 비키고 회의장 봉쇄를 풀어달라"면서 "여러분은 지금 누구도 정상적 국회 회의를 방해할 수 없다는 국회법을 위반하고 있다. 회의장을 봉쇄·점거하면 5년 이하 징역에 벌금 1000만원을 물어야 하며 회의 방해 위해 폭력을 행사하면 7년 이하 징역에 2000만원의 벌금"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금 협박하는 거냐"는 말과 함께 비웃음이 나왔다. 정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선거 제도는 강제 입법하는 것이 아니다"며 "단 한번이라도 선거제를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적이 있냐"고 따졌다.

한국당이 계속해서 "헌법수호" 구호를 외치자 여야 4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적반하장"이란 구호로 맞섰다.

정개특위 소속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이것은 회의 방해다. 당신들 손으로 18대 국회 때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지 않았냐"며 "그냥 동물국회로 두지 선진화법을 왜 만들었냐. 다 재판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위원장도 "선진화법 제정 때 아무리 여야가 싸우고 대결의 정치를 해도 적어도 회의 방해는 하지 말자는 공감대가 있어 회의 방해에 있어서 엄격한 처벌 조항을 넣었다"며 "내가 3선인데 국회에 와서 이렇게 무도하게 회의를 방해하는 것은 처음 본다. 제1야당이 국회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국당 김세연 의원은 "저는 개인적으로 연동형 비례제 도입이 필요하다 생각하지만 현재의 대통령제를 그대로 두면 만성적 정국불안에서 헤어 나오기 어렵다"며 "그래서 나경원 원내대표도 협상 당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면 원 포인트 개헌을 하자고 했는데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약 40여분의 대치 끝에 정개특위 여야 3당 위원들은 일단 후퇴했다. 오후 8시56분께 국회는 정개특위 회의장 앞에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방호과 직원들을 보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이 공수처법 등 개혁 법안회의를 위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220호 회의실로 들어가려 하자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4.26. jc4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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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설치를 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논의하는 사개특위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사개특위 전체회의가 열리는 국회 본관 220호 앞에서 일찌감치 '스크럼'을 짜고 애국가를 부르며 전의를 다졌다.

한국당 홍철호 의원은 "어제 새벽 열린 정개특위에서 간사 협의가 없었고 사개특위는 모든 의원들에게 시간과 장소를 공유하지 않았다. 원천무효다"라며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무법천지"라고 주장했다.

사개특위 회의장 앞 한국당 의원들은 "독재 타도", "정의는 이긴다", "국민은 우리 편"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전열을 정비했다.

오후 8시16분께 사개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양측이 밀치기와 당기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의 카메라 장비가 떨어져 머리를 부딪친 기자가 피를 흘리기도 했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은 "너희가 밀어서 다쳤다. 민주당 때문에 기자가 다쳤다"고 소리 질렀으며 민주당 의원들도 지지 않고 "밀기는 뭘 밀었냐"고 따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애국가를 제창한 뒤 아예 바닥에 드러누워 "원천무효"를 외치며 민주당의 진입을 막았다. 그러자 일부 민주당 의원은 "애국가 2절도 불러라 자식들아. 2절은 몰라서 안 하냐"고 비꼬기도 했다.

사개특위 회의장 진입에 실패한 민주당 의원들은 오후 8시40분께 후퇴했다.

한편 이날 사개특위와 정개특위 회의장 앞에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두 특위의 위원 구성상 바른미래당 위원들이 회의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지지 않으면 패스트트랙 지정은 불가능하다.

ephites@newsis.com, whynot82@newsis.com, h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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