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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필수품된 차량용 블랙박스... '방전·메모리 부족'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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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응답률 2013년 38.2%→2019년 88.9%로 급증
개인 사생활 침해·악용 등 부정적 영향 반감은 줄어
운전자 80% "블랙박스 동영상 무분별 유포 금지해야"



운전자 대부분이 차량용 블랙박스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제 차량에 블랙박스를 설치했다는 운전자가 해마다 급증할 만큼 차량용 블랙박스가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차량용 블랙박스의 실제 이용자들은 차량 배터리 방전에 미치는 악영향과 부족한 메모리 저장용량 문제를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고 업계에 요구했다.

■‘시시비비’ 가려야 하는 상황 대비
25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월 평균 1회 이상 직접 운전을 하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차량용 블랙박스’와 관련한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먼저 조사대상자인 운전자 95.3%가 차량용 블랙박스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차량용 블랙박스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온(2013년 84.2%→2015년 91.5%→2017년 93.2%→2019년 95.3%) 것으로, 차량용 블랙박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혹시 생길지도 모를 ‘시시비비’를 가려야만 하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피해자가 누구인지 애매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잘잘못을 가리기가 쉽고(75%, 중복응답), 가해자가 잘못을 부인할 경우 증거자료가 될 수 있다(74.3%)는 이유로 차량용 블랙박스의 필요성을 느끼는 운전자가 단연 많았다.

이와 함께 블랙박스를 장착하면 상대방이 스스로 잘못을 시인할 가능성이 크다(46.1%)는 생각도 많이 했으며, 교통문제 이외에 다양한 범죄나 불법행위를 단속하고, 예방하기 위해(44.7%) 블랙박스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로 현재 운전하는 차량에 블랙박스를 장착한 운전자도 전체 10명 중 9명(88.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에는 38.2%만이 차량용 블랙박스를 장착했다고 응답했으나, 불과 수년 사이에 대부분의 운전자가 차량에 블랙박스를 설치(13년 38.2%→15년 61.1%→17년 79.3%→19년 88.9%)하게 되었을 만큼 블랙박스가 차량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블랙박스의 장착률은 운전자의 성별(남성 88.2%, 여성 89.6%)과 연령(20대 89.2%, 30대 93.2%, 40대 88.8%, 50대 84.4%)에 따른 구분 없이 모두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블랙박스 녹화영상을 사용한 경험도 상당했다. 블랙박스를 보유한 운전자의 절반 이상(54.4%)이 블랙박스에 녹화된 영상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주 5회 이상 운전을 자주하는 운전자(60.4%)와 20~30대 젊은 운전자(20대 56.5%, 30대 59.7%)의 블랙박스 영상 활용 경험이 많은 편이었다.

블랙박스 영상은 주로 본인 사고의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목적(66.7%, 중복응답)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블랙박스의 악용과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는 점점 사그라지고 있는 분위기였다. 블랙박스의 보급이 늘어날수록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고(15년 64.3%→17년 59%→19년 50.8%), 블랙박스가 악용될 소지가 있다(15년 58.1%→17년 57.1%→19년 48.7%)는 생각이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운전자 92% "뺑소니 범죄 줄이는데 도움"
차량용 블랙박스에 대한 운전자의 인식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블랙박스의 역할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블랙박스가 교통사고의 예방 및 대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한 모습이었다. 운전자 10명 중 9명 이상이 블랙박스가 교통범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며(92%), 사고 후 도주를 하는 비양심 운전자들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92.3%)는데 공감하고 있었다.

반면 블랙박스를 설치하지 않으면 사건 및 사고 발생시 자칫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86%)이 뚜렷했으며, 블랙박스를 설치하지 않은 운전자를 보면 왠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말하는 운전자(61.9%)도 상당히 많았다.

이렇게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건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블랙박스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이제는 블랙박스가 운전자에게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모습이었다.

운전자 10명 중 8명(81.7%)이 운전자라면 자동차 블랙박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품이라고 바라본 것으로, 특히 젊은 운전자들일수록 차량에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20대 84%, 30대 85.6%, 40대 80.4%, 50대 76.8%)가 강해 보였다.

또한 블랙박스를 설치한 운전자에게는 보험금 할인혜택을 주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에도 대부분(90%)이 동의했다. 더 나아가 아예 블랙박스를 의무적으로 장착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74.7%)도 매우 컸는데, 역시 연령이 낮을수록 블랙박스 장착 의무화에 찬성하는 입장(20대 82.8%, 30대 78%, 40대 71.2%, 50대 66.8%)을 많이 내비쳤다.

블랙박스가 우리사회의 불신수준을 나타내주는 바로미터라는 인식(15년 54%→17년 41.7%→19년 34.4%)도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블랙박스의 장착이 보편화되고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블랙박스의 부정적인 영향에 무감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운전자 10명 중 8명(80.4%)이 블랙박스 동영상을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것은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할 만큼 부적절한 사용에 대한 경계심도 상당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측은 "차량용 블랙박스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불편사항으로 차량 배터리 방전과 메모리 저장 부족 문제를 주로 꼽았다"면서 "블랙박스가 차량 배터리에 주는 영향을 줄이고, 녹화영상의 용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산업·경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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