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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는 게 있어야 쓰죠"… 고용부진에 지갑도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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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8년 가계동향조사 발표
한국일보

지난해 소득구간별 월 소비 지출 / 김경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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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용부진 등의 영향으로 소득이 줄어들자 가계의 씀씀이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층 주머니를 채워 ‘소비 증가→경제 성장’을 꾀하겠다는 소득주도성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18 가계동향조사 결과’ 지출 부문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는 1년 전보다 0.8% 감소한 월평균 253만8,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가계의 전체 지출에서 세금, 건강보험료, 이자 등 비(非)소비지출을 제외한 액수다.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2.2% 감소했다.

소득 수준별로 보면, 대부분 소득구간에서 씀씀이가 줄었다. 월 소득 100만원을 밑도는 최하위 가구(전체 가구의 16.6%)는 1년 전보다 0.9% 줄어든 월평균 109만7,000원을 지출했다. 100만원보다 적게 벌어 109만원 이상을 썼으니, 적자 살림을 했다는 얘기다.

월 소득 100만~200만원 가구의 지출(156만9,000원)은 4.8%나 줄었다. 고소득층인 600만~700만원(-1.7%) 700만원 이상(-2.3%) 가구 또한 지갑을 전년보다 닫았다. 소비를 늘린 구간은 500만~600만원 가구(+0.4%)가 유일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가계 소득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를 포함한 전체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1분기 -1.3%→2분기 0.0%→3분기 -0.7%→4분기 0.6% 등의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소득 하위 20%(1분위)와 하위 20~40%(2분위) 계층의 소득감소 폭이 컸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가구 소득의 3분의 2 이상이 일자리 등에 영향을 받는 ‘근로소득’이기 때문에 작년 (좋지 않았던) 고용 상황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내수침체, 제조업 구조조정,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라 일자리가 줄자 가구 소득이 감소하고, 이게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인 셈이다.

다만 이번 발표대로 월 소득 7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이 실제 소비를 줄였는지는 불확실하다. 이들 계층이 포함된 소득 상위 20%(5분위) 계층의 처분가능소득은 지난해 1분기 4.4%→2분기 5.6%→3분기 2.2%→4분기 7.3% 등으로 1년 전보다 계속 증가했기 때문이다. 박상영 과장은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월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에서 왜 소비가 줄었느냐는 경제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소득층이 지출액을 축소 응답했을 가능성도 존재하는 셈이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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