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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하정훈의 '삐뽀삐뽀'] 돌 前 아이 달랠 때 고개 꺾이지 않게 주의… 큰 충격 받으면 뇌 손상 올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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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조선일보

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아기 고개가 많이 흔들렸는데 괜찮냐는 문의가 많다. 아기는 머리가 크고 목 근육이 약해 머리가 세게 흔들리거나 강한 충격을 받으면 뇌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일명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라고 한다. 돌 전의 어린 아기들, 그중에서도 특히 첫 1~2개월 사이에 잘 발생한다.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경우는 아가가 울 때 아무리 달래도 그치지 않아 부모가 화나고 좌절할 때다. 이때 아기의 몸을 잡고 앞뒤로 흔들면 목 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아기의 머리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앞뒤로 요동치면서 목과 머리를 연결하는 신경과 혈관들이 손상을 받게 된다. 심한 경우 두개골 안에서 뇌가 뼈와 부딪혀 직접적인 뇌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 생기면 4명 중 1명은 사망할 수 있고, 살아남아도 돌이킬 수 없는 뇌 손상이 생길 수 있으니 정말 주의해야 한다. 시력과 청력 손상이 생길 수 있다. 발달 장애가 생기거나 지능이 떨어질 수 있다. 뇌성마비도 올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아기를 세게 흔들면 절대 안 된다. 특히 우는 아기를 달랠 수 없어 화날 때 아기의 몸을 잡고 몸과 머리가 따로 움직이게 앞뒤로 흔드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아기는 머리를 못 가누기 때문에 카시트를 사용해야 머리를 고정할 수 있으니 신생아 때부터 카시트는 꼭 사용해야 한다.

아기 우는 것을 겁내지 말자. 울리지 말라는 말 때문에 울면 무조건 울지 않게 달래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는데 이건 가능한 일이 아니다. 달래도 계속 울어 짜증 나고 화난다면 차라리 그냥 내려버두면 된다. 아가는 적당히 울어야 머리가 좋아진다는 우리 전통 육아의 지혜에 귀 기울일 만하다.

[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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