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3 (금)

[북·러 정상회담]김영철 문책 됐나…북, 통전부장 전격 교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러시아 방문 수행단도 제외

대미 협상 외무성 주도할 듯

새 부장에 50대 관료 장금철

경향신문

북한의 대남 창구인 통일전선부의 부장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사진)에서 장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으로 전격 교체된 사실이 24일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이 같은 내용을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고 정보위 관계자가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수행단에서도 빠졌다. 김 부위원장이 순방에 함께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김 부위원장 교체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미국과의 실무 협상 내용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만 하노이 회담 직후 곧바로 협상 책임자들을 문책하는 것은 회담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라 시차를 두고 교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원은 교체 시점과 관련, “4월13일 이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당 부위원장 직책과 국무위원 직책은 유지한 만큼, 실각이나 숙청으로 보기는 힘들다.

북한의 대미 협상 무게 중심이 더욱더 외무성으로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외무성의 약진이 다시 확인됐다. 북핵 협상 주도권이 외무성으로 넘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장금철 부장은 50대 후반 관료로, 대남 사업,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김홍걸 민화협 대표 상임의장은 페이스북에 “장 부장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남쪽에 왔었고 2006년까지 대남 접촉을 했었다고 한다”고 했다.

정부도 비핵화 협상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부위원장은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1·2차 북·미 정상회담 등에 모두 배석했고 한반도 정세 변화가 통전부와 국정원, 미 중앙정보국(CIA) 간 물밑접촉으로 만들어진 측면이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국이 당사자 역할을 못한 데 대한 우회적 비판이 담겨 있다”고 했다. 또 “톱다운 방식을 주도한 김 부위원장을 교체해 미국에는 톱다운 방식을 정비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