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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메모리 시장도 정복'…'메모리 반도체 1위' 삼성의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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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메모리 시장, 메모리의 두배”… 시스템 반도체, 미래 먹거리로 / 삼성전자 ‘반도체 비전 2030’ 발표 의미 / AI·5G 등 기술 발달로 시장 확대 / 제품 다양… 설계·제조 등 분업 필수 / 중소업체와 반도체 생태계 강화 / 성장동력 확보·일자리 창출까지 / 정부도 조만간 육성책 내놓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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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메모리 분야와 비메모리 분야의 비율은 약 3대 7(매출 기준)이고 시스템 반도체는 비메모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전 세계의 60%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대한 한국 업체의 글로벌 점유율은 약 3%에 그친다.

삼성전자가 24일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은 우리나라 수출의 5분의 1을 담당하는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메모리 분야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비메모리 분야도 키워야 한다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렸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월 제시한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달성’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인 셈이다.

이는 삼성전자는 물론 우리나라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개발함과 동시에 상생협력·일자리 창출로 산업생태계를 강화하는 경제 선순환의 고리를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또한 조만간 비메모리를 포함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민관 공조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비메모리 분야의 성장을 추진해 왔다. 2015년에는 평택사업장 제1생산라인을 착공하며 2021년까지 30조원 투자계획을 밝혔고, 2017년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분리,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화성사업장의 EUV(극자외선) 전용 라인 투자 계획과 더불어 4대 미래성장 사업(인공지능·5세대 이동통신·바이오·전자장비 부품)에 대한 18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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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5G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대두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보조를 맞추는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계획의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시장 규모는 메모리 분야의 두 배가 넘고 부가가치도 더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육성 없이 미래를 이야기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의 발표를 계기로 반도체에 대한 국가적인 로드맵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메모리의 핵심인 시스템 반도체는 제품 종류가 수천 종에 달해 설계와 제조, 패키징, 테스트 등 업체별 분업이 필수적이다. 장비와 소프트웨어, 디자인하우스(설계 서비스기업) 등 연관 산업이 다양할 뿐 아니라 메모리 분야보다 부가가치도 더 크다. 이미 분야별로 오랜 기간 노하우와 기술력을 축적해 강자의 지위를 구축한 국내 중소업체도 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이들에 대한 지원을 늘릴수록 반도체 생태계 전반이 더욱 두터워진다.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업체의 비중은 아직 미미하지만 삼성전자가 중소 팹리스(설계 전문기업) 업체를 지원해 이들의 기술력이 확충된다면 세계시장 개척의 여지도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설계자산을 개방하고 소프트웨어도 지원해 중소업체의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릴 방침이다. 아울러 파운드리 고객지원 프로그램인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와 5나노 등 초미세 공정을 중소 팹리스 업체에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간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며 한국 경제를 받쳐 왔으나 더 큰 시장인 시스템 반도체에서 새로운 기회와 성장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1위의 DNA를 바탕으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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