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멋쟁이들의 개화기 패션, 한옥마을 등 나들이 복장으로 인기
개화기 의상 전문 대여점도 늘어
개화기 모던걸 차림으로 창경궁을 찾은 대학생 황윤주, 박예진, 최현진씨.(왼쪽부터) /황윤주씨 제공 |
나들이 패션이 근대화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궁궐이나 한옥마을 나들이 복장으로는 한복이 인기였다. 경복궁 입장료 3000원이 면제인 데다 고풍스럽다는 이유다. 최근 유행 좀 안다는 관광객들 사이에선 1900년대 초반의 세련된 개화기 패션이 대세다. 무료 입장은 아니지만 인스타그램에 '개화기' '개화기 의상' 등을 검색하면 인증 사진 수만 건이 나온다.
100년 전 스타일이 유행하는 건 화려한 개화기 의상이 잔잔한 고궁과 대비되면서도 이국적인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개화기 의상 차림으로 창덕궁을 찾은 대학생 김윤지(22)씨도 "개화기가 꽃이 필 때라는 의미가 있다고 해서 벚꽃 구경하러 나오는 김에 빌렸다"며 "색깔이나 장식이 요즘 옷보다 화려하고 한옥 기와라든지 나무의 질감과도 잘 어울린다"고 했다.
서울 익선동과 전주 한옥마을, 경주 황리단길 등 개화기 의상을 대여해주는 전문점도 우후죽순 생겼다. 올해 초 문을 열었다는 전주 한옥마을 근처 개화기 의상 전문점 '귀족 의상실'엔 요즘같이 날씨가 좋을 땐 주말 손님이 하루 150여 명 몰린다. 대표 김지예씨는 "한복도 아름답지만 레이스와 벨벳 같은 소재로 된 화려한 색감의 개화기 의상도 한옥과 잘 어울린다"며 "전주에는 한옥만 아니라 전동성당 같은 벽돌 건물도 있어 모던걸과 모던보이 느낌을 내기 좋다"고 말했다.
소품을 포함해 의상 한 벌을 온종일 빌리는 데 4만5000원 정도 든다. 아예 개화기 의상을 구입하는 사람도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선 벨벳 레이스 원피스, 더블 버튼 원피스 등을 판매한다. 한 벌 가격이 3만원 안팎. 모자, 장갑 등 소품은 따로 구입해야 한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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