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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日 극우 소설가, 일본 전철 내 한글 표기에 "구역질 난다" 혐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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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일본의 극우 성향 소설가 햐쿠타 나오키(사진·百田尚樹)가 일본 전철 내 한글 표기에 대해 "구역질 난다"며 혐한(嫌韓)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은 일본의 한 네티즌의 트위터 게시글에서 시작됐다. 이 네티즌은 지난 16일 일본 전철에서 한글로 표기된 안내화면 사진과 함께 "왜 한글만 보이나. 다음 역이 뭔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햐쿠타는 지난 18일 이 글을 공유하며 "구역질이 난다(吐き気がする)"고 적었다.

햐쿠타는 다음날 "애초에 전차를 타고 있는 승객 중 한국인 여행객이 몇 퍼센트나 되는가"라고 물으면서 "내가 느끼기에는 1퍼센트에 못 미치는 것 같다. 그런데도 역의 전광판 표시 시간이 30%나 뺏기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글과 함께 자신의 게시글을 다시 공유했다.

조선일보

햐쿠타 나오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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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쿠타 작가가 지난 18일 올린 게시물은 23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3000여명이 공유했고 9000여명이 공감 표시를 눌렀다. 해당 게시글의 댓글에는 혐한 성향 일본 네티즌들의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한 네티즌은 "전철에서 영어(는 이해한다), 중국어, 한국어가 나오면서 내가 가야할 역을 지나친 적도 몇 번 있다. 의무 교육에서 가르치지 않는 언어는 멈춰라. 일본인인 내가 미아가 된다"며 햐쿠타의 글을 공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영어와 일본어 표기만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반면 이와 같은 반응을 비판하는 일부 일본 네티즌의 의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의 감정을 담은 공개적 차별 발언)의 대행진"이라며 "햐쿠타 나오키가 선동하고 있다. 언제까지 놔두고 볼 것이냐"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은 한국 지하철에도 일본어가 나온다며 한국 지하철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일본 NHK방송 경영위원이기도 한 햐쿠타 나오키는 과거 "난징대학살은 없었다" 발언을 비롯해 헌법 9조 평화 조항 폐기와 군대 창설을 주장하는 극우 성향 소설가다. 쉰 살 때 소설 '영원의 제로'를 써서 유명해졌다. 500만부 넘게 팔린 이 소설은 2차대전 때 일본군 자살 폭탄 공격을 다루면서, 침략에 대한 반성이 아닌 일본 병사 개개인이 순수하고 치열하게 싸웠다고 강조한 작품이다. 영화로도 제작돼 700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진태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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