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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그림을 영상으로…`진달래 작가`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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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삼성 QLED TV에 구현한 미디어 아트 작품 `진달래-축복`. [사진 제공 = 선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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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꽃잎이 하늘하늘 떨어져 바구니에 소복소복 쌓인다. 20년간 진달래 고봉밥을 그려온 김정수 작가(64)가 그림을 영상에 옮기는 애니메이션 미디어 아트에 도전했다. 2년간 공들여 삼성전자와 협업한 결과물을 최근 서울 인사동 선화랑 개인전 '진달래-축복'에 내놨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2014년부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호크니(생존 작가 최고가 기록 보유자)도 아이폰으로 작품을 했다. 이제 캔버스가 아니라 모니터가 팔리는 시대가 온 것 같다. 화가의 일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의 온기와 손맛이 들어간 그림을 TV 모니터가 대체할 수 있을까. 그는 "TV 화면에도 붓맛이 있고 색상도 훨씬 좋다. 마티에르(질감) 효과까지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의 대담한 실험은 일단 통했다.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작품 구입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작품당 5대 한정판으로 미디어 아트 가격이 그림보다 저렴하다. 그의 100호 유화는 6000만원에 팔리지만 삼성 QLED TV 75인치 미디어 아트 작품은 3000만원, 65인치는 2400만원, 55인치는 2200만원에 판다. TV 뒷면에 진달래 드로잉을 붙이고 작가 서명을 새겨서 평범한 TV와 구분한다. 미디어 아트 영상이 담긴 USB는 TV와 연결된 원 커넥트 박스(One connect box)에 삽입돼 재생된다.

원혜경 선화랑 대표는 "USB만 살 수 없느냐는 요청이 들어왔지만 복제 위험이 높아서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작품에 기계적 결함이 생기면 구매 후 1년 동안 삼성전자에서 무상 AS(애프터서비스)가 가능하다. 그 이후에는 내년에 발족되는 김정수문화재단과 선화랑이 책임진다. 트레이드마크가 된 진달래 그림은 오랜 파리 생활 중에 귀국한 그가 한국 작가로서 정체성을 고민하던 중에 문학에서 답을 찾은 것이다. 전시는 30일까지.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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