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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팝인터뷰①]'왓칭' 강예원 "전회차 출석..악바리 근성으로 혼신 다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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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배우 강예원/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주어진 예산 내 최선 다했다는 점 뿌듯해”

지난 2016년 개봉한 영화 ‘날, 보러와요’를 통해 ‘스릴러 퀸’으로서의 가능성을 연 배우 강예원이 신작 ‘왓칭’을 통해 스릴러 장르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왓칭’은 누구나 느껴봤을 법한 시선의 공포를 소재로 현실적인 섬뜩함을 선사하는 가운데 강예원은 ‘날, 보러와요’ 때보다 한층 더 주체적이고 강인해졌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강예원은 촬영 27회차 다 출연했을 정도로 원톱 주연에 가까운 비중을 자신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악바리 같은 근성 덕에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해맑게 웃어 보였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는 데이트 폭력으로 봤다. ‘내가 사랑하는데 넌 왜 안 사랑해?’, ‘밥 먹자는데 싫어?’ 등이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누구와도 이런 관계가 될 수 있겠구나 싶으면서 공포스럽더라. 현실 공포라는 게 자주 접하는 장소, CCTV 외에도 사람도 숨겨져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찍을 때는 ‘추격자’가 생각났었는데, 보면서는 ‘룸’이 생각나더라.”

이어 “숨 막히는 순간순간 신들을 우리가 꽉 채웠더라. 내가 전회 출석을 했다고 하면 그 안에서 쌓았다는 게 가장 숨이 막혔다. ‘룸’ 같은 경우는 숨소리 등이 대신했다면, 우리는 상황마다 그때그때 반응들이 시나리오에 다양하게 분포돼있어 연기하기 벅찼다. 그런 게 고민이 많이 됐다. 쉴 공간이 없으니 그런 게 다른 영화와는 다르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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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왓칭' 스틸


강예원은 극중 커리어우먼 그리고 시선의 타겟 ‘영우’ 역을 맡았다. ‘영우’는 뛰어난 업무 능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를 달리고 있지만, 상사의 부당한 요구와 부하직원의 나태한 업무태도에 쓴 소리는 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외강내유 스타일의 소유자다. 강예원은 커리어우먼을 표현하기 위해 스타일 역시 연구하며 캐릭터를 구축해나갔다.

“주변 커리어우먼들의 옷차림, 가방 크기 등을 계속 봤다. 원래 처음에 캐릭터를 만들 때 많이 신경 쓰는 편이다. ‘영우’는 커리어우먼이긴 하지만, 다른 작품들에 비해 튀고 싶지 않았다. 다만 헤어스타일만 색다르게 표현하고 싶어 머리 자르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컷트 칠까 생각도 했지만, 감독님께서 단발이 낫겠다고 하셨고 촬영 2주 전 똑단발로 결정했다.”

여느 스릴러 장르에서 여주를 민폐 캐릭터로 활용하는 것과 달리 ‘영우’는 악역을 상대로 침착하게 대처하며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인다.

“‘영우’의 무서운 공포는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데 모면을 하기 위해 침착한 거다. 그 모면이 안 통하니 극과 극 감정이 요동치게 되기도 한다. 아이한테 해코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깡이 생긴 것 같다. 원래 깡이 있거나 갑자기 생겼다기보다 난 아이를 지켜야겠다는 심리전으로 분석했다. 내가 살려고 하는 깡이 아닌 아이를 향한 걱정의 감정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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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예원/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뿐만 아니라 강예원은 빨간색 원피스에 하이힐 혹은 맨발로 지하주차장을 거침없이 뛰어다니거나 구르는 투혼을 발휘한다. 생존 액션을 선보이기도 한다. 더욱이 어둡고 좁은 지하주차장에서 원톱 주연의 많은 분량을 소화해야 했으니 쉽지 않았을 터.

“원래 그런 걸 잘 참는 악바리다. 힘든 걸 참으려고 하는 인내심이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좁은 공간에서 뛰면서 통쾌함을 느꼈다. 혼신의 힘을 다해 감정을 쏟는데 그 감정을 촬영감독님과 이학주가 못따라올 정도였다. 스피디한 운전도 겁을 내는 편인데 연기할 때는 신기하게도 용기가 나오더라. 나중에는 스태프들이 박수까지 치며 감탄했다.”

그러면서 “내가 빛을 좋아하는 줄 몰랐는데, 낮에 어두컴컴한 곳에 있으니 괜히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스태프들도 뭔가 나사 하나 빠진 것 같았다. 모두 밖에서 햇빛 받고 촬영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다들 내 걱정을 많이 해줬는데 나 역시 다운됐지만, 스태프들이 따뜻했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왓칭’이 큰 규모의 영화는 아니지만 주어진 예산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서 뿌듯하고, 당당함이 있다. 우리 영화는 데이트 폭력, CCTV 등 사회적 문제를 제시하기도 하지만, 오락성 공포물로의 매력도 분명히 갖고 있다. 봄날에 단체로 보면 조금은 덜 무섭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웃음)”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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