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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서울의 숨은 정원 문이 열렸다. 의친왕 별궁 '성락원'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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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 문이 마침내 열렸다. 서울 성북동 북한산 자락. 속세와 구분을 짓는 철제 대문이 열리자 소나무와 어우러진 바위 계곡이 제일 먼저 눈앞에 나타난다. 200여 년 전의 시크릿 가든, 성락원(城樂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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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정원 성락원 공개 행사 22일 서울 성북동에서 열렸다. 송석정이 멀리 보인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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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서울 도성 안에 위치했던 몇 안 되는 별서정원(別墅庭園·별장에 딸린 정원)으로 서울에 남아 있는 유일한 한국 전통 정원이다. 성락원은 '성밖 자연의 즐거움을 누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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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정원 성락원 공개 행사 22일 서울 성북동에서 열렸다.쌍류동천 합류지점.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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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의 흐르는 물소리에 새 소리까지 더해지니 옛 선비들이 시를 읊고 풍류를 즐겼을 모습이 자연스럽게 상상이 된다. 이곳은 본래 조선 철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심상응의 별장이었으나, 고종의 다섯째 아들 의친왕 이강(1877~1955)이 별궁으로 사용했다. 전남 담양 소쇄원(瀟灑園), 전남 보길도 부용동(芙蓉洞)과 함께 '국내 3대 전통 정원'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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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정원 성락원 공개 행사가 22일 서울 성북동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영벽지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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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밀의 정원이 오늘(23일)부터 시민에게 개방됐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복원공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오는 6월 11일까지 문을 열고, 정식 개방은 내년 가을쯤에나 될 전망이다. 현재 복원공사는 70%가량 진척됐다.

문화재청과 서울시는 전날인 22일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재숙 문화재청장을 비롯한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개행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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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정원 성락원 공개 행사가 22일 서울 성북동에서 열렸다. 박원순 서울시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등 문화계 인사들이 '쌍류동천' 을 살펴보고 있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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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 참석한 성균관대 안대회(한문학과) 교수는 "조선시대 서울 안에 개인정원으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매우 가치가 있다" 며 "조금 변형은 됐지만 계류가 있는 원형이 많이 보존돼 있다"고 성낙원의 가치를 평가 했다.

성낙원은 물이 흐르는 경치에 따라 세 개의 공간으로 나누었다. 이는 자연 지형을 앞뜰, 안뜰, 바깥뜰로 구분한 조선 시대 정원의 전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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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정원 성락원 공개 행사 22일 서울 성북동에서 열렸다. 쌍류동천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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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뜰에는 북한산 두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쌍류동천(雙流洞川)'과 안뜰 앞을 막아 인공으로 만든 '용두가산(龍頭假山)'이 있다. 물줄기 속 암벽에 새긴 쌍류동천는 성낙원의 지맥을 보호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200~300년 된 엄나무와 느티나무, 소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룬 용두가산은 안뜰과 바깥을 가려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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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정원 성락원 공개 행사 22일 서울 성북동에서 열렸다.영벽지 모습.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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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정원 성락원 공개 행사가 22일 서울 성북동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영벽지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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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뜰에는 ‘영벽지(影碧池)’와 폭포가 있다. 2008년 복원 공사가 시작된 후 연못 영벽지 주변에서 너비 5m의 거대한 바위가 발견됐다. 영벽지 서쪽 암반 아래에 각인돼 있던 장빙가(檣氷家·고드름이 매달려 있는 집)라는 글자도 드러났다. 완당(阮堂)이라는 낙관이 함께 새겨져 있어 추사 김정희가 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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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정원 성락원 공개 행사가 22일 서울 성북동에서 열렸다. 영벽지 바위에 새겨진 '장빙가'.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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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뜰에는 1953년 지은 정자 송석정(松石亭)이 자리하고 있다. 송석정 내부 창가에 서면 저 멀리 남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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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정원 성락원 공개 행사가 22일 서울 성북동에서 열렸다. 송석정과 연못.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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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정원 성락원 공개 행사가 22일 서울 성북동에서 열렸다. 송석정에서 바라본 남산타워(원안).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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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정원 성락원 공개 행사가 22일 서울 성북동에서 열렸다. 송석정 실내 공간.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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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정원 성락원 공개 행사가 22일 서울 성북동에서 열렸다. 송석정의 이름 유래를 가늠케 하는 '송석' 한자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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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서울의 숨은 비경을 만나려면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 성락원 관람은 매주 월·화·토요일에 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이 필수이며 단체 관람으로만 볼 수 있다. 회당 최대 20명으로 제한된다. 한국 가구박물관 (02)745-0181 유선 예약과 이메일(www.info.kofum@gmail.com)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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