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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박양우 “스크린 상한제 필요, 몇%로 제한할지 국회와 조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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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어벤져스 점유율 77% 기록

오후 1~11시 상영횟수 제한 검토

문화체육관광부가 영화의 상영관 독과점을 막는 취지로 ‘스크린 상한제’ 도입을 추진한다. 관객이 많이 찾는 시간대에 한 영화가 차지하는 상영 횟수 비율을 규제하겠다는 내용이다.

22일 박양우 장관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다양하고 좋은 영화를 만들려면 스크린 상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으로 프라임 타임에 몇 %로 제한할 것인가에 대해 국회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현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지난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을 기준으로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6편 이상의 영화를 동시에 상영할 수 있는 복합상영관에서 같은 영화를 오후 1~11시의 프라임 시간대에 총 영화 상영 횟수의 50%를 초과해 상영해서는 안 된다.

스크린 상한제가 도입될 경우 대작 영화의 흥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 수퍼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전국 상영관의 상영 횟수 점유율이 최대 77%를 웃돌았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이를 포함해 최근 5년간 전체 시간대에서 일일 상영 점유율이 최고 50%를 넘어선 영화는 15편.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68.3%),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68.5%), ‘스파이더맨:홈 커밍’(63.0%) 등 할리우드 영화가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한국 영화는 ‘신과함께-인과 연’(59.0%)의 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24일 개봉하는 ‘어벤져스:엔드게임’은 이미 예매량이 180만 장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세웠고, 상영 점유율도 전례 없이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극장업계에서는 스크린 상한제 추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대형 흥행작의 상영 점유율을 제한할 경우 전체 극장의 좌석 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이를 지적하며 “일방적으로 50%로 제한할 게 아니라 상응하는 극장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장관은 문화 산업의 수직 계열화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국내 시장에서 수직 계열화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지만 넷플릭스 등 세계적 플랫폼은 제작·투자·배급·상영을 일괄적으로 하고 있다. 좋은 콘텐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유통을 간과하면 글로벌 플랫폼에 어느 순간 종속되는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우리 플랫폼이 국제화되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영·나원정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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