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베네수처럼 깜깜해질라…휘청이는 쿠바, 전기공급도 줄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 "병원·관공서 등 정전 경고"

美제재로 자금난 직면…교역액 5년새 25% 감소

뉴스1

쿠바 수도 아바나. ©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쿠바 정부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와 베네수엘라 원유 지원 감소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국영 발전소에 전력 공급을 10% 줄일 것을 지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에고 데 아빌라의 지방 공산당 기관지인 인바소르(Invasor)에 따르면 쿠바 당국은 지난 18일 이 같은 내용의 국가 차원의 연료 절감 정책을 발표했다. 쿠바 전역에 전력 소비를 줄이란 명령을 내린 것이기도 하다.

전력 공급 감축 정책은 지난 2016년부터 시행해왔다. 그래도 지금까지 가정과 병원, 경찰서, 관공서 등에는 우선적으로 전력을 공급해 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해당 기관에서도 정전이 잇따를 수 있다고 인바소르는 경고했다.

이어 인바소르는 "쿠바는 중대한 시점에 와 있다. 만일 하루 중 특정 기간에 할당된 연료가 다 떨어지면 몇몇 전기 회로를 차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력 조합은 아직까지는 정전을 예상해 전력 (수급과 관련한) 계획을 짜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세계 각국은 대개 전력 생산을 저렴한 석탄에 의존하지만, 쿠바는 국내 전력의 95% 이상을 석유 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하고 있다. 1990년 이전에는 소련(현재 러시아)이, 2000년대 들어서는 베네수엘라가 석유를 지원해줬기 때문이다.

쿠바 정부의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달 1일 쿠바 선박과 회사 등에 추가 제재를 부과하고,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으로 석유 지원이 급감한 상황에서 나왔다.

쿠바 경제는 이웃 사회주의 국가들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석유를 공급받는 '물물교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쿠바 소비 연료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던 베네수엘라의 지원이 급격히 감소하자 흔들리고 있다. 또한 쿠바는 닭고기와 달걀 등 기본 식료품 부족 현상에도 직면해 있다.

이에 라울 카스트로 공산당 총서기와 미구엘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출석, "어려운 시기에 대비해야 한다"며 "경제를 다각화해서 1990년대 만큼 상황이 가혹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들의 불안감을 달랬다. 쿠바인들은 옛 후원자였던 소련이 몰락한 1990년 이후 수년간 매일 정전 사태를 겪었다.

쿠바는 미국의 제재와 베네수엘라 지원 감소 속에서 주요 수출품인 니켈과 설탕 가격마저 하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국과의 교역액은 2013년 156억달러에서 2017년 113억달러로 5년새 약 25% 감소했다.
angela0204@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