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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화웨이는 5G 동반자…韓부품 12조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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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이 중국 광둥성 본사에서 지난 17일 한국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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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통신장비 업체로 데이터를 일절 소유하지 않으며 제품에 백도어가 탑재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백도어가 없다는 것을 보장한다. 한국은 5G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다. 화웨이는 한국에 통신 장비를 납품하는 벤더 업체라는 점을 영광이라 생각한다."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중국 광둥성 화웨이 둥관캠퍼스에서 10여 개 매체로 구성된 한국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5G는 한국이 가장 앞서가고 있으며 정보기술(IT) 발전을 위해선 (배타적이지 않고) 개방된 문화가 중요하다"며 "화웨이는 정치적 이슈에 휘말리기보다는 기술로 고객의 가치를 창출해 돈을 버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궈 회장은 쉬즈쥔, 후허우쿤 등 순환회장 3명과 함께 6개월씩 나눠 회장직을 맡고 있다. 런정페이 창업자와 량화 이사장 등이 포함된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그는 "5G 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화웨이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한국 기업들은 통신망 등 기본 인프라스트럭처뿐만 아니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첨단 산업, 한류로 대표되는 콘텐츠 분야에서도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궈 회장은 "화웨이가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중소기업 등 한국 파트너들에서 납품받은 금액이 106억5000만달러(약 12조원)로, 이는 대중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6%에 달한다"며 "한국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5G 생태계를 잘 구축해 둔 상태여서 화웨이는 한국에 구매를 전문으로 하는 조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궈 회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화웨이 5G 장비 보안과 백도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실 장비 보안 논란 문제는 솔직히 말해 정치적인 이슈기 때문에 해결하기 힘들다. 지난 30년간 화웨이는 업계 최고의 보안 기록을 갖고 있다. 화웨이 장비는 미국, 영국, 핀란드 전문 보안 기구에서 평가를 받았다. 12개 항목 중 9개는 최고 점수를 획득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결과를 얻었다. 과정에서도 신뢰성이 있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화웨이 이사회에서 20억달러를 투자해 보안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화웨이를 배척하고 있는) 미국 클라우드 액트(ACT), 호주 aaa 법이 오히려 정보 보안을 침범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이 같은 외국 사례를 잘 연구해 주도적인 결정을 했으면 한다.

―미국이 화웨이를 겨냥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무엇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미국의 어떤 회사를 위한 것인지 우리는 추측할 수가 없다. 하지만 시장의 결과는 고객에게 얼마나 큰 가치를 창출했냐에 따라 나올 것 같다. 정치적 이슈에 휘말리기보다는 기술로 고객의 가치를 창출해 돈을 버는 데 집중하고 싶다.

―최근 애플에 칩셋 공급 의사를 밝혔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애플에서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관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할지다. 승인하면 열린 태도로 사업을 진행할 생각은 있다. 다만 칩셋을 납품하는 게 우리 사업에서 우선순위는 아니다.

―미·중 간 무역분쟁 중인데도 장비 분야 성장 목표가 두 자릿수에 달한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4G망 구축은 지난해로 마무리됐다.

아직 대규모 구축이 시작되지 않은 5G 시장은 올해부터가 시작이다. 여기서 화웨이의 성장이 이뤄질 것이다. 무엇보다 화웨이 기술이 (경쟁사 대비)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어 화웨이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뒤처질 것이고 우리는 분명한 가치를 가져다 줄 것이다.

또한 올해부터 중국에 5G망이 구축되기 시작하면 화웨이에 큰 호재가 될 것으로 본다. 전 세계적으로 5G를 제대로 서비스할 수 있는 벤더는 몇 군데 없다.

―화웨이는 창업자가 중국 군인 출신이기 때문에 의심을 받고 있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와 어떤 관계인가.

▷화웨이는 100% 직원들이 보유한 주식으로 이뤄진 회사다. 화웨이 주주 중에 중국이든 미국이든 정부와 관련된 사람이 없다. 화웨이 창업주인 런정페이는 새로운 기업 모델을 창조했다.

본인 스스로도 회사 지분이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도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이라 중국과 한국은 뗄 수 없는 관계다. 새로운 형태의 회사 설립 모델을 모색했으면 좋겠다. 전체적인 직원들이 부를 함께 창출하고 부를 나눠 가지는 형태를 모색하면 좋겠다.

런정페이 창업자는 건축학 전공이고 그 이후에 군에서 근무했지만 건설 관련 업무였다. 퇴역한 후에 선전으로 왔고, 국영기업에서 근무했지만 순탄하지 않아서 나와서 화웨이를 차리게 된 것이다. 한 사람이 부를 소유하는 게 아니라 직원 수만 명이 함께 이익을 나눠 갖는 측면에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화웨이 창업자 배경보다는 화웨이가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주면 좋겠다. 개선 여지가 있다면 함께 논의해야 한다.

―연구개발(R&D) 예산을 지난해 148억달러 투입했다고 하는데, 어디에 집중하나.

▷내부적으로 매년 이익 중 1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기술적인 투자에 있어 우리 목표는 두 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망 구축, 어디서나 커넥티비티를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 18개월마다 칩셋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무어의 법칙'처럼 고객사에서도 투자하는 금액, 제품 공급 가격이 18개월마다 절반으로 떨어지길 바란다.

디지털화,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자를 많이 늘리고 있다. 디지털화, AI, 클라우드가 구현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다.

―화웨이는 업무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이 있다.

▷솔직히 매일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2시나 3시에 퇴근하고 싶다. 한국 회사 분들도 굉장히 열심히 하지 않나. 한국 대기업에서 5년 일하면 평생 벌 돈을 다 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국 회사를 벤치마킹해서 좋은 보수를 제공하고 싶다 (화웨이 직원 평균 연봉은 2017년 기준으로 77만위안, 약 1억3000만원이다).

화웨이 기업문화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고객, 분투, 노력이다. 다른 기업들은 자원을 캐내 돈을 벌 수 있지만 화웨이는 기술 중심 회사다. 타깃을 정해놓고 그 타깃을 위해 본인이 책임을 지려고 노력하는 문화다.

―화웨이는 5G 장비 출시가 빨랐는데 중국 정부 5G 상용화는 왜 늦나.

▷중국 정부에서는 빠르게 진행을 하려고 하는데 주파수 할당이 된 이후에 속도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한국이 빠른 편이다.

[선전 =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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