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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트럼프 지지율 하루 만에 3%p 급락… 민주당 일각 다시 탄핵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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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보고서 공개 후폭풍… 트럼프 지지율 37%… 올해 최저

워런 등 민주당 대선주자들 "탄핵 작업하는 것은 합리적"

로버트 뮬러 특검의 보고서 공개와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민주당 대선 주자들에게서 본격적으로 탄핵 요구가 나오는 등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 시각)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Ipsos)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37%로 올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뮬러 보고서 편집본이 공개된 18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미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난 15일 같은 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40%였던 것을 감안하면 보고서 발표 하루 만에 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해야 한다'(40%)는 응답은 '탄핵당해선 안 된다'(42%)와 비슷했다.

일부 삭제된 채 공개됐음에도 불구, 현직 대통령의 수사 방해 의혹과 권력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뮬러 특검 보고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뜨겁다. 보고서는 법무부 사이트에 무료 공개됐지만 이를 이달 말 출간되는 종이책으로 사서 보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21일 현재 온라인 업체 아마존의 도서 부문 최다 예약 판매 1~3위를 뮬러 보고서가 휩쓸었다.

야당에선 역풍 우려로 그동안 금기시됐던 '탄핵'이란 표현이 다시 나왔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위법 행위의 심각성은 선출직 의원들에게 탄핵이라는 헌법적 의무를 다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또 다른 대선 주자 줄리언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도 "뮬러 보고서는 의회에 (정치적) 판단을 맡겼고, 의회가 그런(탄핵) 작업을 하는 것은 완전히 합리적"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여전히 탄핵 추진은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와 분식 회계, 뇌물 수수 의혹 등을 정조준하고 있다. 2020년 대선을 뮬러 보고서와 함께 트럼프 개인 비리를 앞세워 '투 톱 이슈'로 몰고 가겠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하원 정보위와 금융위는 지난 15일 금융기관 9곳에 소환장을 보내 트럼프의 금융거래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조세무역위는 트럼프의 개인·법인 납세 자료 6년 치를, 감독개혁위는 트럼프 재단의 과거 10년 치 재무 문서를 요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트위터에 "미친 뮬러 보고서에서 특정한 사람들에 의해 이뤄진 나에 대한 진술은 트럼프를 미워하는 '18명의 성난 민주당원(특검팀)'에 의해 작성된 것"이라며 "총체적 헛소리(total bullshit)"라고 주장했다. 20일엔 '특검에 3000만달러의 세금을 들였는데 공모·사법 방해는 없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링크해 올렸다. 또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는 뮬러 특검 보고서가 나온 날 지지자들에게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낭비한 마녀사냥이 마침내 끝났다"고 문자를 보내 하루 만에 110만달러의 기부금을 걷기도 했다. 보고서 공개와 야당의 공세를 오히려 지지층을 모으는 계기로 삼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보복도 시작됐다. 트럼프 캠프는 뮬러 특검에 협력했던 도널드 맥갠 전 법률고문이 파트너로 있는 존스데이 로펌 대신 다른 변호인을 선임했다고 폴리티코가 19일 보도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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