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폼페이오 저질” 이어 연일 막말
김정은 ‘북·중·러 공조’에 더 관심
CNN “실무협상 막혀 비건 좌절”
최선희(左), 볼턴(右) |
최 부상은 “볼턴 보좌관이 희떠운 발언을 했다”며 “언제 한번 이성적인 발언을 하리라고 기대한 바는 없지만, 국가안보보좌관이라면 (북·미) 두 수뇌분들 사이에 제3차 수뇌회담과 관련해 어떤 취지의 대화가 오가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말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조·미 수뇌분들 의사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나온 것인지 나에게는 매력 없이 들리고 멍청해 보인다”며 “경고하는데, 그런 식으로 사리분별없이 말하면 당신네한테 좋은 일이 없다”고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은 최 부상의 “멍청해 보인다(dim-sighted)”는 발언을 보도했다.
북한은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들을 콕 짚어 힐난하면서도 정작 실무협상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CNN방송은 20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북한 간 의사소통이 잘 안 되면서 실무협상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점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답답함을 토로하면서도 북측 카운터파트와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용의가 있다는 점은 명확히 했다고 한다.
또 시기적으로 북·러 정상회담을 목전에 둔 만큼 북한이 미국과 곧장 대화에 나설 모멘텀도 없는 상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북·러 정상회담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까지 상반기 내 이뤄질 경우 김 위원장으로선 푸틴 대통령, 시 주석과의 대면 외교를 모두 완성한 게 되는 만큼 당분간 미국의 요구를 따르는 방식의 비핵화 협상에 나설 동력은 크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단, 북핵 협상에 정통한 전직 외교부 당국자는 “북·러 정상회담은 북한이 지난 10여 년간 추진해 온 것”이라며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러시아로 무게중심을 옮겨 간다는 등 러시아 변수를 과도하게 해석하면 오판을 낳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19일(현지시간) 미·일 안전보장협력위원회(2+2 회담)가 끝난 뒤, 자신에 대한 북한의 ‘협상 배제’ 요구에 대해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 우리는 협상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전체 노력을 책임지고 있지만, 그것은 나의 팀”이라며 대북 협상을 계속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날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대북제재 전면 이행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유정·김지아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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