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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혼쭐을 내주자"…해남소방서에 닭갈비 보낸 업체의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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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페이스북 '소방의 시시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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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불진화에 나섰던 전남 해남의 소방관들에게 닭갈비를 선물한 춘천시의 한 업체가 '주문 러시'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애초 해당 업체는 상호명을 드러내지 않고 선물을 보냈지만 '네티즌 수사대'가 택배 번호 등으로 추적해 업체를 찾아내서다. 이들은 "혼쭐을 내주자"며 해당 업체에 주문을 넣은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증 글을 올리고 있다.

닭갈비 업체 사장 권모씨는 21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주문이) 아주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또, "네티즌들이 업체를 찾아서 전화까지 한 것을 보고 많이 당황했다"고 덧붙였다.

권씨는 강원도에서 산불이 났을 당시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고 한다. 권씨는 "저는 춘천에 살고 있어서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강원도민의 한 사람으로 피해를 당한 이재민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스럽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해남소방서에 닭갈비를 보내게 된 계기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서는 "전국에서 밤새 달려와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멍했고 사발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밤새 화마와 싸우는 모습에는 안타까웠다"며 "따뜻한 식사 한 끼를 대접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형편상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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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소방의 시시비비'에 올라온 사진을 토대로 네티즌들이 업체에 대한 정보를 추적하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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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남단 '땅끝마을'에서 최북단 고성까지 6시간을 밤새 달려오신 해남 소방관님들께 작은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모든 소방관들께 마음을 전하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권씨는 강원도 산불이 진화된 후 해남소방서에 손편지와 함께 닭갈비를 선물로 보냈다. 권씨는 손편지를 통해서 "뉴스를 통해 목숨 걸고 화재 현장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며 걱정과 함께 진한 감동을 받았다"며 "제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생산하는 닭갈비를 조금 보낸다. 식사 시간에 반찬으로 드셔주시면 고맙겠다"고 적었다.

이 소식은 지난 9일 소방관 커뮤니티 '소방의 시시비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이른바 '네티즌 수사대'는 해당 업체의 상호명을 알아내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는 상호명을 퍼뜨리며 '혼쭐' 인증을 하는 중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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