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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대전 '民資공원 사업' 줄줄이 퇴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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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장기미집행시설 일몰 앞두고

市, 5곳 대상 특례사업 추진했지만

교통·환경문제 등으로 잇단 부결

작년 대전 미집행공원 31곳 육박

市, 매입비용 1.2조 마련 어렵고

지주들 제소·개별개발 예고 '난항'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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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공원의 민간특례개발사업이 잇따라 제동이 걸려 무산위기를 맞고 있다. 내년 7월 장기 미집행시설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공원의 무분별한 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시가 이를 매입해야 하지만 한정된 재원으로 해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어떤 대책이 마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5개 공원, 6개소 259만4,000㎡를 대상으로 민간특례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용전공원 민간개발사업만이 시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됐을 뿐 다른 지역은 부결 또는 재심의 결정이 났다.

시도계위는 지난 12일 대전시 유성구 매봉공원 민간특례개발사업을 부결시켰다. 지난해 3월 시도시공원위원회가 조건부로 통과시킨 사업에 대해 지난 달 재심의를 의결한 데 이어 이날 최종적으로 부결을 결정했다. 공공연구노동조합, 환경단체, 일부 주민 등이 연구환경저해와 산림훼손, 교통체증 등을 들어 반대 목소리를 높였고 도계위가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사업을 찬성한 주민들과 사업주 등은 “사업무산에 따른 소송 제기를 검토하는 한편 재산권 행사를 위한 행정절차도 준비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전시가 국책사업과 연계한 사업추진, 중앙부처 협의 등을 통해 토지주들의 피해가 없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시원한 해결책이 없어 토지주들의 반발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도계위는 지난 17일에도 월평공원 정림지구 특례사업에 대해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이 사업 또한 지난해 10월 도시공원위가 조건부 가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림지구 38만4,666㎡에 공동주택 1,497세대 등 비공원시설 8만3,000㎡(21.6%)를 조성하고 나머지는 공원화해 기부채납하겠다는 개발계획에 대해 교통개선대책과 경관 문제에 대해 보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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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계위는 오는 26일 월평공원 갈마지구 민간특례사업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지만 공론화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대전시가 이 사업에 대해 민간특례사업을 추진하지 말 것을 권고한 상태여서 도계위가 이를 뒤집을 지는 미지수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도 특례방식이 아닌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대전시와 도계위를 압박하고 있어 심의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도계위의 잇따라 부결 또는 재심의 결정이 이어지면서 심의를 앞둔 문화공원과 각종 평가서를 작성 중인 목상근린공원 민간특례사업 또한 심의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두하고 있다.

민간특례개발사업 실패는 장기미집행시설 일몰제 시행과 맞물려 토지주의 반발과 함께 대전시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토지주들은 재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개별적 개발 등에 나설 태세여서 오히려 공원의 난개발이 우려되고, 매수청구원이 요구될 경우 시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실제 월평공원 갈마지구와 정림지구의 훼손면적이 전체 사업면적의 21.2%(24만36㎡)와 24%(8만1,520㎡)에 달하고 매봉공원도 7.6%(2만6,960㎡)가 훼손된 상태다.

지난해 말 현재 대전지역 장기미집행공원은 31개소, 1,484만5,000㎡에 달하고 있다. 이 중 23개소, 1,352만3,000㎡가 중단기적으로 재정집행을 통해 조성해야 할 공원으로 대전시는 공원 내 사유지 매입비용으로 1조2,000억원 이상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는 올해 본예산과 추경을 통해 도시공원 토지매입비 2,522억원만 확보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게다가 토지주들이 공시지가 매수를 수용할지도 미지수이고 감정평가를 거쳐 매입할 경우 투입예산은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대전시 관계자는 “도시공원 민간특례개발사업은 장기미집행시설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시가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말 그대로 고육책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도시공원 내 토지매입과 민간특례사업 추진이라는 투트랙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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