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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아베, 올해도 야스쿠니 공물봉납...직접 참배는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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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야스쿠니신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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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1일 제국주의의 상징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에서 시작한 춘계 예대제(제사)에 맞춰 '내각 총리대신 아베신조' 명의로 '마사카키'로 불리는 공물을 보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의 좌우에 세우는 나무의 일종이다.

일본 도쿄도 치요다구에 위치한 야스쿠니신사는 일본의 패전 직전까지 일왕을 정점으로 하는 국가 신도(神道)의 중심으로, 일왕 숭배와 군국주의 전쟁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곳. 이곳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000여명이 합사돼 있어 일본 우익들에겐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이번 춘계 예대제에 네모토 다쿠미 후생노동상, 오시마 다다모리 중의원 의장, 다테 주이치 참의원 의장, 일본유족회 회장인 미즈오치 도시에이 참의원 의원 등 자민당 인사들도 각각 마사카키를 보냈다.

통신은 아베 총리가 춘계 예대제 기간 참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아베 총리는 지난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가 한국·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과 우경화를 경계하는 일본 내 비판 여론 등을 감안,이후에는 참배 대신 매년 일본의 패전일(8월15일)이나 춘·추계 예대제에 공물을 봉납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자제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통신은 중·일 관계를 고려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중·일관계는 2012년 일본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지인 동중국해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하면서 악화하기 시작, 2013년 12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기로 냉각됐었다. 그런 중·일 관계에 훈풍이 불기 시작한 건 양국 평화우호조약 40주년이었던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10월 일본 총리로서 7년 만에 중국을 공식방문한 데 이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는 6월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중·일은 최근 일본산 쇠고기의 중국으로의 수출 문제를 협의하는 등 전과 달리 화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말하자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야스쿠니 참배를 보류했다는 것. 실상은 미국의 글로벌 무역전쟁에 맞서 양국 간 전략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 총리의 프랑스·미국 등 6개국 순방(오는 22~29일)일정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G20외교전의 일환으로 프랑스·스페인·벨기에·미국 등 6개국을 방문한다. 한편 히로히토 일왕은 1975년 이후 야스쿠니신사에 발길을 끊었고, 현 아키히토 일왕도 즉위 후 한 번도 야스쿠니신사를 찾지 않았다.eh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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