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속보]부활절 스리랑카 성당·호텔 등 8곳서 폭발···최소 207명 사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스리랑카 군인들이 21일 폭발 사건이 발생한 콜롬보의 성 안토니오 성당 앞에서 경계를 하고 있다. 콜롬보|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부활절인 21일(현지시간) 스리랑카의 성당과 교회, 호텔 등 8곳에서 연쇄적으로 폭발이 일어나 외국인을 포함해 최소 207명이 숨지고 45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 당시 성당과 교회에서는 부활절 행사가 진행 중이었고, 호텔은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5성급이었다. 스리랑카 당국은 테러에 의한 폭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리랑카 현지 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 있는 성 안토니오 성당과 샹그리라·킹스버리·시나몬 그랜드 등 호텔 3곳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이 일어났다. 30분쯤 뒤 콜롬보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네곰보의 성 세바스찬 성당, 250㎞ 동쪽에 있는 바티칼로아의 복음주의 교회에서도 폭발이 일어났다. 루완 구나세케라 경찰청 대변인은 “폭발이 일어난 성당에선 부활절 예배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몇시간 뒤 7번째와 8번째 폭발이 일어났다. 구나세케라 경찰청 대변인은 콜롬보 남쪽 외곽의 한 호텔에서 폭발이 일어나 2명이 숨졌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곧이어 콜롬보 북쪽 외곽에서 추가 폭발이 일어났다.

외신들이 전한 사망자 수는 130여명부터 180여명까지 다양했다. 사고 현장이 여러 곳이고 혼란이 극심하다보니 사상자 집계에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사망자도 두자릿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AFP는 병원 관계자들을 인용해 사망자가 약 160명이라고 보도했다. DPA는 사망자가 최소 185명이며 부상자는 40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이후 스리랑카 당국은 공항을 비롯해 콜롬보 시내 주요 시설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으며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까지 전국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각급 학교에 대해서도 23일까지 휴교령을 내렸고, 부정확한 정보와 유언비어의 유통을 막는다며 모든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메신저 접속을 금지시켰다.

현지 언론 데일리미러는 사고를 당한 한 성당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설명 없이 올라온 사진을 보면 폭발의 위력을 짐직할 수 있었다. 성당 건물 바닥은 천장에서 떨어진 기와 조각들이 어지럽게 널부려져 있었고 사람들이 쓰러진 부상자를 부축하고 있었다. 지붕은 틀만 남기고 사라졌고, 벽면엔 폭발물 잔해에 찍혀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자국이 수없이 나 있었다.

폭발의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스리랑카 당국은 테러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트위터에 “우리 국민에 대한 비열한 공격을 강하게 규탄한다”면서 의도적 공격이 있었음을 염두에 둔 글을 올렸다. AFP는 푸쥐트 자야순다라 스리랑카 경찰청장이 열흘 전인 지난 11일 주요 교회를 대상으로 하는 자살폭탄 테러 가능성을 알리며 내부적으로 경계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경찰 주요 간부들에게 보낸 문서에서 “해외 정보당국이 NTJ(내셔널 타우힛 자맛)가 유명한 교회들과 콜롬보에 있는 인도 고등판무관실 등을 겨냥해 자살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NTJ는 스리랑카 내 급진 이슬람 단체라고 AFP는 설명했다.

스리랑카는 1980년대부터 타밀족 반군인 타밀일람 해방 호랑이(LTTE)와 내전을 겪으면서 각종 테러가 빈발했지만 2009년 LTTE가 소탕된 이후론 별다른 테러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

영국 식민지로 있다가 1948년 독립한 영연방 국가인 스리랑카는 국민의 70%가 불교 신자이며 힌두교·이슬람교·기독교 신자도 존재한다. DPA는 현지 언론을 인용해 성당과 외국인이 주로 묶는 호텔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종교적·경제적인 이유로 공격 대상이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