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강도 너무 약해", "난리 피울 일 아냐"…의견 분분
김순례 최고위원직 유지 놓고도 왈가왈부…"상임전국위 개최 등 고민 중"
김진태와 김순례 '징계 수위는?' |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이은정 기자 = 자유한국당이 '5·18 망언' 의원들에게 내린 자체 징계를 두고 불거진 솜방망이 처벌 논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징계 수위 논란이 황교안 체제 출범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당 지지율에 자칫 악재가 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여론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19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김순례 최고위원에 '당원권 정지 3개월', 김진태 의원에게는 '경고' 처분을 내렸다.
징계의 적절성을 놓고 여야 4당이 나란히 '제 식구 감싸기'라며 비판한 가운데 한국당 내부에서도 '여론에 역행한 결정'이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2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특히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강도가 너무 약했다는 의견이 의원들 사이에서 나온다"며 "당원권 정지 기간을 최소 6개월 정도로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당 지지율이 한참 오르다 5·18 망언 이후 크게 꺾이지 않았느냐"며 "윤리위 징계와 상관없이 (당사자들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
당의 독립기구가 내린 결정인 만큼 이의 없이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징계논란과 관련한 잡음이 커져 봐야 당에 득이 될 게 없다는 것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윤리위 처분을 놓고 당내에서도 시각이 양분되는 것 같다"면서도 "윤리위가 어렵게 내린 결정이니 일단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두 의원에 대한 징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일부 목소리도 나왔다.
한 친박계 의원은 "여당은 김경수 경남지사는 물론이고 이재명 경기지사, 서영교 의원까지 누구 하나 자체 징계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안이 그렇게 징계까지 해가며 난리 피울 일이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친박계 의원도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발언을 한 데 대해 이미 당이 사과하고 유감을 표명했다"며 두 의원에 대한 당의 공식 징계에 못마땅해했다.
최고위원회의 참석하는 황교안과 나경원 |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은 김 최고위원의 최고위원직 유지 여부를 놓고도 당내 의견은 팽팽히 엇갈리고 있어 '5·18 망언' 징계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당헌·당규에 최고위원의 당원권 정지 시 자격 유지 여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서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김순례 의원의 최고위원직 유지 여부는 당헌·당규 해석상의 문제"라며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이 사안을 다뤄야 할지 등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당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황 대표가 내달 광주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할지도 주목된다.
지난해에는 홍준표 대표 대신 김성태 원내대표가 기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아직 주최 측으로부터 정식 초청공문을 받은 바 없다"며 "초청장이 온다면 실무진 측에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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