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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집트, '엘시시 장기집권' 개헌안 찬반 국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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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집트 카이로 거리에 걸린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지지하는 포스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최장 2030년까지 집권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전역에서 시작됐다.

22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이번 국민투표에서 찬성이 과반이 되면 헌법 개정안이 통과된다.

이집트 국민의 판단을 기다리는 헌법 개정안은 대통령의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리고 연임 제한 조항도 완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2018년 3월 당선된 엘시시 대통령의 임기는 애초 2022년까지였으나, 헌법 개정안에 따르면 이를 2년 연장(2024년)해 임기를 6년으로 늘리고, 이후 그가 한 번 더 임기 6년(2030년)의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이 합법적으로 열린다.

또 대통령의 사법부에 대한 권한을 강화하고 군부의 권한 역시 늘리는 내용도 헌법 개정안에 포함돼 엘시시 대통령이 사실상 전권을 쥐게 된다.

이집트 의회는 이런 개정안을 16일 압도적인 표 차로 가결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엘시시 대통령이 97%의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한 만큼 이번 개헌안 국민투표에서도 찬성표가 월등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투표를 앞두고 이집트 정부는 거리 곳곳에 '찬성'을 촉구하는 포스터와 간판을 내걸었다.

그러나 엘시시 정권의 장기 집권을 반대하는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한 운동은 온라인에서 전개됐지만 웹사이트가 차단되는 등 탄압받았다.

헌법 개정안은 8년 전 독재자를 무너뜨린 '아랍의 봄' 시민혁명과 역행한다고 비판받는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은 2011년 거센 민주화 시위로 30년 장기집권을 마감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이었던 2013년 7월 첫 민선 대통령인 무함마드 무르시를 축출했고 이듬해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올랐다.

엘시시 대통령은 집권한 뒤 이슬람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등 권위주의적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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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장에 온 이집트 유권자들이 엘시시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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