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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최악 산불 났던 캘리포니아 수돗물에서 발암물질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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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해 11월 발생한 최악의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전원도시 파라다이스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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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사상 최악의 대형 산불이 일어났던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수돗물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됐다. 화재로 발생한 유독가스가 가정용 수도관에 잔류하면서 벌어진 일로 추정된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산간마을 파라다이스의 수돗물에서 암과 백혈병 등 치명적 질환을 유발하는 독성화합물질인 벤젠이 검출됐다. 이 지역 관개시설 관리 당국이 500여곳에서 수돗물을 채취해 화학반응 검사를 벌인 결과 30%가 벤젠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에라네바다산맥 아래 위치한 전원도시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산불로 인해 주민 85명이 사망하고 가옥 1만5,000여채가 소실되는 등 캘리포니아 전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지역이다.

관개시설 관리당국은 불을 끄기 위해 사용했던 가정용 호스가 벤젠의 운반체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 당시 많은 가정에서 호스로 수돗물을 끌어왔는데, 유독가스가 호스를 타고 가정 내 수도관에 유입된 뒤 지금까지 잔류했다는 것이다. 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계량기와 수도관이 화재 열기에 녹으면서 발생한 벤젠이 수돗물을 오염시켰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사용하지 말 것을 경고한 상태다. 이에 주민들은 생수를 구입하거나 물탱크를 배달받아 수돗물 대신 사용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많은 주민들이 화염에 터전을 잃은 데 이어 생활에 필수적인 물까지 오염되면서 2차 피해를 겪고 있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州)정부는 올해 안에 파라다이스 내 주택의 수도관 교체와 청소에 대한 지원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공언과 달리 주민들이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시고 사용할 수 있기까지는 최소한 2년이란 짧지 않은 기간이 소요되고 3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도 지출될 예정이다.

홍윤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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