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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역발상투자] 짐 로저스 " '이자지급 중단' 베네수엘라 국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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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베네수엘라 국채를 역발상 투자처로 꼽았다. 정치·경제 불안으로 '휴지조각'이나 다름 없는 베네수엘라 국채를 장기투자해 정치·경제가 안정세로 돌아서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베네수엘라 국채는 이자 지급이 중단된 '기술적 디폴트' 상태다. 국내 전문가들은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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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15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인베스팅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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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오는 2031년 만기가 도래하는 베네수엘라 15년물 국채는 발행가 100 기준 27.75(지난 1월 29일 기준)에 가격이 형성됐다. 베네수엘라 5년물 국채는 27.25, 20년물 국채는 31에 거래중이다. 베네수엘라 국채가 발행가보다 약 70% 정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국채는 거래는 가능하지만, 이자는 지급 받지 못하는 '기술적 디폴트' 상태다. 지난 2017년 1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경제위기를 앞세워 원리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짐 로저스 회장은 베네수엘라 국채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다. 그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글로벌 투자 전략'을 주제로 열린 뉴스핌 조찬 세미나에서 "정치·경제적 갈등으로 베네수엘라 국채나 주식이 휴지조각이나 다름 없지만 이럴 때 장기투자 하면 된다"며 "베네수엘라가 정치·경제적으로 안정을 되찾으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남들이 싫어하거나 외면하는 국가나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로저스 회장의 지론이다. 중국 투자가 대표적이다. 로저스 회장은 "중국 증권시장이 처음 개설됐을 때 대부분 미국인이 중국인을 두려워해서 중국증시 투자를 꺼렸다"며 "나는 중국주식을 초기부터 사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로저스 회장은 워렌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 대가로 알려져 있다. 1970년대 42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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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뉴스핌 조찬 세미나에서 '글로벌 투자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9.04.17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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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베네수엘라 국채를 투자하려면 증권사에 물량 요청해야 한다. 증권사는 개인 고객이 요청하면 해외 상품부나 외국계 증권사 브로커 등을 통해 물건을 구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베네수엘라 국채는 달러로 거래되는 채권이다. 통화는 안정적이지만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이 높고, 미국의 원유 금수 제재로 경제상황이 나빠 고위험 상품으로 꼽힌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퇴진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지난 1월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면서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정치적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한 증권사 자산관리(WM) 관계자는 "채권은 매매차익보다 이자수익을 보고 투자하는데, 이자가 지급되지 않는 베네수엘라 국채는 채권의 기본적 특성을 잃었다"며 "공격적 주식투자처럼 단기매매 차익을 노리지 않는 이상 장기간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베네수엘라 국채를 20에 사서 27에 팔았을 때 매매차익을 원금으로 나눠 수익률을 단순히 계산하면 35%"라며 "채권 매매차익은 비과세 혜택이 있어 투기성 투자 수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디폴트 이후 국가 채무 할인비율을 책정하는 헤어컷(부채탕감)을 노린 고위험 투자 수요도 있다. 앞서 WM관계자는 "석유 재원을 가진 베네수엘라가 과거 그리스 헤어컷 보다 높을 것이라는 기대로 투자하는 고객도 있었다"며 "다만 베네수엘라가 단기간 채무 조정에 나서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앞서 2010년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그리스는 국채 상각분을 50%로 확정했다.

ro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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