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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80년만에…상시채용하는 日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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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기업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신입사원 모집을 진행하는 일본식 채용이 현 대학 2학년이 대상이 되는 2022년부터는 사라질 전망이다.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그동안 채용 절차와 관련해 이견을 보여온 대학 측과 연중 상시 채용 체제 도입에 합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게이단렌과 대학 측은 22일 열리는 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을 방침이다. 2022년부터는 기업들이 자체 판단에 따라 독자적 일정대로 채용을 진행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번 합의로 1953년 이후 게이단렌이 내놓는 채용지침이라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채용 관련 일정을 지정해왔던 관행도 80여 년 만에 끝나게 됐다.

게이단렌이 채용지침 폐기를 선언한 것은 비회원사나 외국계 기업이 우수 인재를 미리 채용하면서 회원사들 불만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인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채용지침 때문에 우수 인재를 뺏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대졸자를 고용해 평생 고용을 유지하는 일본식 고용 모델이 이직이 잦아지는 현시대에 더 이상 맞지 않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시기가 정해져 있다 보니 해외 유학생이나 외국인에게 불리하다는 등 지적이 끊이지 않던 것도 채용지침 폐기의 한 원인이다. 지난해 취임한 나가니시 히로아키 게이단렌 회장(히타치 회장)은 글로벌 경쟁을 고려하면 채용지침은 구시대적인 제도라며 폐지를 주도해왔다. 게이단렌은 이미 지난해 공식 발표를 통해 채용지침을 올해까지만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게이단렌이 채용지침을 내놓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일선 대학에서는 취업을 준비하느라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발해왔다. 논란이 커지면서 일본 정부까지 나서 2021년 입사자까지는 현 체제로 진행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후 일본 정부 주도로 게이단렌과 대학 간 협의가 진행돼왔다. 내년도 입사자는 올해 3~5월 원서접수, 6~9월 면접, 10월 이후 내정(합격자) 발표 순으로 채용 일정이 진행되고 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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