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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슈 버닝썬 사태

‘버닝썬’부터 ‘진주살인’까지 경찰에 성난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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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경찰의 늦장 대응과 뇌물사건에 실망한 국민들이 경찰을 개와 경찰의 합성어인 ‘견(犬)찰’로 낮추어 부르는 등 경찰 조직에 대해 성난 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최근 잇따라 터진 ‘버닝썬 게이트’부터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에서 부패와 무능을 잇따라 드러낸 탓이다. 현장 일선에서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는 대다수 경찰들의 사기가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폭행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마법···클럽·경찰 유착 의혹=경찰이 ‘견찰’로 불리게 된 계기는 올해 초 ‘버닝썬 게이트’의 발단이 된 김상교 씨 폭행 피해 사건이다. 지난해 11월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을 찾은 김 씨가 성추행 당하던 여자를 보호하려다 버닝썬의 직원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폭행 피해자인 김 씨를 되려 가해자로 지목해 경찰과 버닝썬 간에 유착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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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럽서 뇌물 받은 경찰이 경찰 유착 의혹 수사=김 씨의 폭행 피해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강남 일대 클럽과 경찰 간의 유착 의혹은 수사 결과 뚜렷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클럽왕’으로 불리는 강남의 클럽 아레나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경찰이 현재 버닝썬의 경찰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버닝썬 수사팀’에 소속되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8일 MBC 보도에 따르면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인 강 모 씨는 클럽 아레나의 청소년 출입 신고를 무마하기 위해 광역수사대에 3,000만 원의 뇌물을 지급했다. 해당 광역수사대의 경위가 현재 버닝썬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팀에 소속돼 비리 혐의 경찰이 경찰의 비리를 수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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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장 대응에 정준영 몰카 핸드폰 초기화 기회 줘=버닝썬 사건은 승리와 정준영을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의 마약 유통과 성매매까지 번졌으나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경찰의 무능력함은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성관계 하는 장면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찍고 유포한 혐의가 있는 정준영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 씨가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빌미를 경찰이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정 씨는 촬영 차 해외에 체류하던 중 성관계 몰카 의혹을 받고 지난달 12일 급거 귀국했다. 그러나 정 씨가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한 것은 이틀 뒤인 14일로 증거를 인멸할 시간이 충분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정 씨는 성관계 몰카의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핸드폰을 공장초기화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정 씨가 초기화한 핸드폰을 복구하는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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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카 수사 철저히 하겠다?···몰카 피해 주장 여성 “경찰로부터 연락 받은 적 없어”=정준영이 구속된 이후에도 경찰의 수사에는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았다. 18일 SBS 보도에 따르면 정준영 성관계 불법 촬영물에 등장하는 피해 여성 A씨는 고소를 앞두고 경찰의 미흡한 수사에 대해 지적했다. A씨는 승리의 몰카 단톡방을 수사하고 있다는 경찰 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라고 덧붙였다. A씨는 정준영 최종훈의 단톡방 관련 보도를 보고 자신이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뒤늦게 이 사건의 공익 신고자인 방정현 변호사 측에 연락을 취했다. 방 변호사를 통해 단톡방 내용을 확인한 결과 A씨가 술에 취한 상태로 정준영과 최종훈을 포함한 5명에게 강간을 당한 정황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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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살인범 안인득 위협 외면···임대 아파트 주민 비아냥=경찰의 늦장 대응과 부패는 지난 17일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을 칼로 찔러 살해한 안인득(42)이 2년 전부터 아파트 주민을 위협해 경찰이 여러 번 출동했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관할 파출소 관계자에 따르면 안 씨에 관해서 4번의 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나 주민들은 경찰이 출동해 “(안 씨와) 대화가 안 된다며 돌아갔다”고 증언했다. 다른 주민은 경찰에 민원을 넣어도 “경찰은 이 정도 사안으로는 사건을 접수할 수 없다고 묵살했다”고 밝혔다. 이날 사건으로 안 씨에게 찔려 숨진 최 모 양(18)의 부모는 딸을 지키기 위해 집 앞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야 했고, 경찰 대신 아파트 직원이 최 양의 야간 하굣길을 동행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강 모(53) 씨의 딸 최 모(30) 씨는 계속해서 안 씨를 신고했으나 이를 묵살한 경찰이 심지어는 “도대체 어떤 아파트이길래 그런 사람이 사느냐며” 오히려 신고자를 비아냥거렸다며 “임대아파트에 사는 주민이라고 경찰이 무시하기 일쑤였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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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 위협 호소한 신고자에 “키 크면 납치 못하니 걱정 말라” 망언=신변 보호를 요청한 신고자에 “키가 크면 납치를 당하지 않으니 걱정 말라”라는 엽기적인 발언을 한 한 경찰도 있었다.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32)에 따르면 윤 씨가 경찰에게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고 말하자 경찰은 윤 씨에게 대뜸 키를 물었다. 윤 씨가 “173cm요”라고 답하자, 경찰은 “걱정 안 해도 된다”면서 “170cm 이상은 납치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씨는 “경찰이 키가 크면 납치를 하기에도 많은 노력이 들고, 토막 살인을 하기도 힘들고, 아킬레스건을 잘라 피를 뽑아내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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