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1944650 0232019041951944650 08 0805001 6.0.14-RELEASE 23 아시아경제 0

[과학을읽다]축구 센터서클 반지름이 9.15m인 이유

글자크기
아시아경제

축구공에 담긴 첨단기술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공인구 '브라주카'(사진 왼쪽)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공인구 '텔스타18'(사진 오른쪽)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가 한창입니다. 4강 진출팀이 하나둘 가려지고 있는데 손흥민 선수의 활약으로 축구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축구는 지구촌 모든 사람이 사랑하는 스포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처럼 축구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축구가 꾸준히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과학'을 받아들였기 때문 아닐까요? 다시 말하면, 첨단기술을 잘 활용하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비디오판독시스템(VAR, Video Assistant Referee)'을 두고 말이 많지만 그 또한 경기의 한 요소로 인정받고 있지요. 손흥민 선수도 "VAR 좋아하지 않지만 정확한 판정이었다"고 말해 정확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VAR 시스템은 최소 10여대 이상의 초고속 카메라가 경기 내내 그라운드 주변을 사각 없이 비춰 득점, 퇴장, 페널티킥 등 주요 판정의 오류 여부를 검증합니다. 심판이 찬 손목시계에는 VAR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장착돼 있습니다.


시계 화면으로 축구공의 골라인 통과 여부, 비디오 판독 필요성 여부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되지요. 이 시계는 축구팬들도 구입할 수 있는데 경기 중에는 심판과 동일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축구는 체력이나 정신력으로 해내는 스포츠의 범위를 넘어 이제는 '과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습니다. 실제 축구의 모든 것에는 과학이 깃들어 있습니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장비는 물론 경기장에 그어진 라인에도 과학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축구 경기장은 보통 9.15m를 기준으로 구획을 나눕니다. 경기장 가운데 센터서클의 반지름이 9.15m이고, 골대 앞 반원형의 패널티 아크의 반지름도 9.15m, 프리킥을 찰 때 상대 수비수들은 9.15m 이상 떨어진 지점에서 수비벽을 쌓아야 합니다. 이 9.15m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아시아경제

메시 선수의 축구화 밑창은 양발이 서로 모양이 다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선수가 킥을 하면 축구공은 최대 시속 135㎞ 정도의 속도로 날아갑니다. 이 속도의 공을 가까운 곳에서 상대방 선수가 맞으면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날아가던 공이 9.15m를 지나면서 공기의 저항으로 속도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합니다. 9.15m는 선수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최소한의 거리인 셈이지요.


장비의 첨단화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축구공은 원래 12개의 정오각형과 20개의 정육각형 모양의 가죽을 연결해 구 모양으로 둥글게 만듭니다. 구형에 가까울수록 공은 공기 저항을 덜 받고, 보다 정교한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였던 '브라주카'는 고작 6개의 폴리우레탄 조각을 연결해 만들었는데 브라질 원주민의 전통팔찌인 소원팔찌를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조각의 갯수가 적었던 만큼 완전한 구 모양에 가까웠고 이는 킥의 정확도를 더 높였습니다.


또 브라주카에 사용된 조각의 이음새가 깊고, 조각 위에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농구공 표면처럼 작은 돌기들을 부착해 공이 날아가는 속도를 높이고 곧은 방향으로 날아갈 수 있게 합니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 사용될 공인구 '텔스타18'은 브라주카의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6개의 다각형 모양의 패널로 연결된 텔스타18은 공의 모양이 더 완벽한 구에 가까워졌습니다. 표면은 돌기로 처리돼 공의 회전력은 더욱 강해졌고, NFC(근거리 무선 통신)칩이 내장돼 스마트폰을 통해 공의 속도나 위치를 추적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시아경제

호날두 선수의 축구화 밑창.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축구화의 신발창에 박힌 스터드도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낼 때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는 고전적 기능을 탈피한지 오랩니다. 과거 축구화는 앞축에 4개, 뒤축에 2개의 스터드가 달려 있었는데 요즘은 선수마다 스터드의 위치와 갯수가 다릅니다.


정교한 몸놀림이 필요한 공격수는 스터드의 개수가 비교적 많은 축구화를 신는데 접지 면접을 넓혀 섬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합니다. 반면 수비수는 순간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스터드의 수가 적은 축구화를 신습니다. 최근에는 축구화의 밑창에 센서를 부착해 선수들의 운동시간과 움직인 거리, 최고 스피드 등 모든 움직임을 기록하기도 합니다.


유니폼은 우주복 수준의 첨단과학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유니폼은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작됩니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 때 우리나라 선수들이 착용한 유니폼은 덥고 습한 날씨에 맞춰 첨단 소재와 기술을 적용해 제작됐습니다.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한 쿨맥스 에코메이드 소재로 제작된 이 유니폼은 무게가 100g 정도여서 착용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볍고, 빠른 땀 배출을 위해 수천 개의 미세구멍이 뚫린 특수 소재 '드라이 핏(Dri-FIT)'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때는 드라이핏 기술이 적용된 에스트로 메쉬 소재가 사용됐습니다. 이 소재는 일교차와 지역별 날씨차가 큰 러시아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경기 중 선수들의 땀 배출과 체온이 효과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유니폼이 제 역할을 해준 것이지요.


축구도 과학 없이는 발전할 수 없는 스포츠라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축구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도 과학과 함께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