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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레이더P] [랭킹쇼] 바른정당 출신들의 한국당 `복당`…1~3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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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보궐선거 이후 흔들리는 바른미래당 내에서 16일 또다시 '복당설'이 제기됐다. 이번에는 바른정당 출신 정운천 의원이다. 바른미래당은 "와전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자유한국당 복당설은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 시절부터 계속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자유한국당 복당설을 되짚어본다.


1. 1차 복당 : 대선 직전 13명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통과로 국회가 격랑에 휩싸였던 2016년 12월. 당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29명이 탈당했다. 그리고 한 달 동안 창당 준비 기간을 거친 뒤 2017년 1월 바른정당이 탄생했다. '개혁보수'의 기치를 내건 바른정당은 새누리당에서 추가 탈당한 인원들까지 합치면 33명의 국회의원과 2명의 광역자치단체장을 확보했다.

당시 19대 대선을 앞둔 바른정당은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당내에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해 당의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당은 혼란에 휩싸였다. 그 사이 새누리당에서 당명을 바꾼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전 경남지사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웠다.

바른정당은 경선을 통해 유승민 의원으로 후보가 결정됐지만, 당내에선 대선 승리를 위해선 홍준표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유승민 후보를 설득했지만, 유 후보는 완주할 뜻을 밝혔고 홍 후보와의 단일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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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유승민계 바른정당 의원들이 2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권성동·김성태·김재경·김학용·박성중·박순자·여상규·이군현·이진복·장제원·정운천·홍문표·홍일표·황영철 의원 등 바른정당 비유승민계 14명 의원들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사진=이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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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해 4월 28일 이은재 의원이 탈당과 함께 한국당으로의 복당을 선언했다. 이어서 19대 대통령 선거일 일주일 전인 5월 2일, 12명의 의원들이 탈당했다. 이들은 홍준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재경, 이군현, 김성태(3선), 홍일표, 김학용, 권성동, 홍문표 의원 등으로 '김무성계' 의원들로 통했다. 당시 김무성 의원은 탈당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때 탈당으로 인해 바른정당의 의석은 33석에서 20석으로 줄었고, 원내 교섭단체를 간신히 유지할 수 있었다.


2. 2차 복당 : 김무성·통합파 복당

대선 이후 2017년 6월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이혜훈 의원이 새로운 당 대표로 선출됐다. 그러나 대표 선출 이후 석 달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 대표의 사퇴 이후 지도부 공백이 생기면서 바른정당은 차기 지도체제를 두고 이른바 '통합파'와 '자강파'로 나뉘었다.

당시 비대위원장에는 자강파였던 유승민 의원이 유력한 상황이었지만, 통합파 의원들이 제동을 걸었다.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통합파 의원들은 유승민 의원이 당권을 잡게 될 경우 한국당과의 '보수대통합'이 어려울 것으로 봤다. 통합파와 자강파가 극적으로 11월 조기 전당대회 개최에 합의를 봤지만, 당의 노선을 둘러싼 갈등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 사이 한국당은 대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후보가 당 대표에 당선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들에 대한 징계에 착수하면서 바른정당을 향해 당 대 당 통합을 제안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은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당 대 당 통합을 논의했지만, 바른정당 내에선 자강파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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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선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철호, 김용태, 강길부, 이종구, 김영우, 황영철, 김무성, 정양석 의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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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해 11월 6일,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통합파 의원 9명(김무성, 강길부, 주호영,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홍철호)은 바른정당 탈당과 함께 한국당 복당을 선언했다. 1차 탈당 이후 20석이었던 의석수는 11석으로 줄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바른정당은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11월 13일 전당대회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바른정당 대표에 선출됐다. 유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취임사에서 "우리가 똘똘 뭉쳐 강철 같은 의지로 이 죽음의 계곡을 건넌다면 어느새 겨울은 끝나고 따뜻한 새봄이 와 있을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3. 3차 탈당 : 국민의당과 합당 전후

2017년 11월 유승민 대표가 취임했지만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잃었고, 정당 지원금도 줄어 당 살림도 어려워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바른정당은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를 진행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자강파였던 유승민 대표였지만, 당내 의원들의 통합 요구를 받아들여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당 통합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당내 인사들의 탈당설은 끊이지 않았다. 당 정체성이 다른 국민의당과 한 당이 될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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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지사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탈당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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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9일, 남경필 경기지사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합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던 김세연 의원도 같은 날 탈당했다. 김 의원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그간 지역에서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저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해 온 당원 동지들의 뜻을 받들어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탈당 일주일 뒤, 박인숙 의원도 탈당을 선언했다. 1월 18일 통합 선언 이후 2월 13일 바른미래당이 창당했지만, 그 이후에도 탈당 러시는 계속됐다. 2월엔 오세훈 전 서울시장, 4월엔 원희룡 제주지사가 탈당했고, 12월엔 이학재 의원이 탈당과 함께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 수는 8명(정병국, 유승민, 이혜훈, 오신환, 유의동, 하태경, 지상욱, 정운천 의원)만 남게 됐다.


4. 또다시 제기된 복당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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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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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보궐선거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둔 이후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와 지도부의 책임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6일 정운천 의원의 복당이 거론됐다. 정 의원은 자유한국당 복당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며, 원론적인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김관영 원내대표 역시 "정 의원과 통화했다"며 "(복당설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탈당과 복당도 당장 현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유 전 대표는 9일 보수 통합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제가 보기에 (한국당은) 변화, 혁신할 의지가 없어 보이고, 변한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복당 얘기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내년에 총선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당 정체성을 두고 내부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벌어질 수 있는 정계개편 과정에서 결국 한국당으로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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