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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가맹점 수수료 줄어드니…대출공급 확 늘린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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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들이 지난해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대출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수익구조가 악화되면서 대출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BC)카드 등 8개 카드사는 지난해 총 39조4315억원의 카드론을 공급했다. 이는 2017년 카드론 이용 실적인 35조7215억원 대비 4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2016년(35조4005억원)과 2017년에는 카드론 실적 추이에 큰 변동이 없었다. 2018년 들어 카드론 실적이 급격하게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현금서비스 실적도 53조61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5000억원가량 늘었다.

정부는 2014년 이후 수차례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했다. 지난해 말에는 대대적인 수수료 체계 개편에 따라 연매출 500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대폭 떨어졌다.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를 메우기 위해 '비수수료 수익원'을 늘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카드론 수익은 지난해 4000억원 증가했다. 대부분 카드사들의 평균 카드론 금리는 14~15% 안팎이다.

일부 카드사들은 카드 수수료 인하 논쟁이 치열했던 지난해 말 '금리 할인 혜택' 마케팅을 진행하며 카드론·현금서비스 확대에 나선 바 있다. 당시 몇몇 카드사들은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의 금리를 50% 할인해 공급하는 등 고객 유치 경쟁을 벌였다. 이 때문에 '할인 금리'를 이용하면 신용등급이 낮아도 더 저렴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카드 업계는 수수료 인하 등에 따라 수익성 방어 차원에서 비교적 리스크가 큰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의 대출 영업을 확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아직 위험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지고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면 카드사의 재무 안정성 악화 등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가계대출 총량규제 때문에 카드사들이 위험한 수준으로 대출성 자산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8개 카드사 연체율(총 채권 기준)은 1.48%로 전년 말(1.37%) 대비 0.11%포인트 상승했다. 2017년 말에는 전년 대비 연체율이 오히려 0.07%포인트 줄었는데 지난해 다시 상승 전환한 것이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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