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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강원산불]사상 최악의 산불 왜? 강한 바람·건조한 대기 탓(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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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000억원대 피해, 850명 이재민 발생한 고성 산불 반복

계절적 요인…소방당국 "방화 가능성은 배제"

아시아경제

(고성=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4일 오후 7시 17분께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대 산에서 불이 나 속초시 도로 버스를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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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이현주 기자] 전국을 거의 동시에 강타한 산불은 강한 바람과 건조한 대기라는 계절적 요인과 야간이라는 시간적 요인이 겹쳐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소방 당국은 계획적 방화 가능성을 배제한 채 원인 파악과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일 소방청에 따르면 현재 가장 큰 규모로 일어난 '고성 산불'은 전날 밤 7시17분께 발생했다. 산불은 초속 20m의 바람을 타고 겉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강한 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면서 강원 고성군에서 시작된 불은 속초시를 넘어 강릉시 옥계면과 해안가까지 옮겨갔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설화산에선 전날 오전 11시48분께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산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초기 진화에 나섰다. 경북 포항시 두호동 철미산 화재는 전날 오후 2시40분께 발화했다. 강원 인제군 남면의 산불은 불과 10분 뒤인 오후 2시50분께 발생했다. 잇따른 산불에 이 지역 누리꾼들은 "불과 5분 간격으로 소방헬기가 뜬다"며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3일 오후 7시52분께는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대각1리 야산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같은 날 발화됐다가 초진된 부산 해운대 운봉산 산불은 18시간 만에 재발화됐다. 이날 오전 0시10분쯤 해운대 운봉산과 기장군 철마면 고촌리에서 살아난 불씨로 인근 주민 22명이 대피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발화한 고성 산불은 강한 바람이 실어 날랐다. 전날 오후 강원 일대 주요 지점의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기준 미시령 21.3m, 속초시 20.4m, 고성군 19.2m, 강릉시과 양양군 17.1m 등으로 기록됐다. 미시령에서 기록된 순간 초속 27.6m는 시속 99.36㎞로 환산된다. 여기에 습도 20% 내외의 건조한 대기와 어두운 야간이라는 시간대까지 겹치면서 불길은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사방으로 번졌다. 정부 관계자는 "밤사이에는 산불이 어느 정도 번졌는지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처럼 4월 산불은 낮은 습도와 강한 바람 등 계절적 요인으로 발생하기도 쉽고 재발화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2005년 낙산사 일대를 불태운 강원 양양군의 산불은 4월5~6일 사이에 번졌다. 2000년 강원 고성에서 발생해 8일 동안 삼척시, 동해시, 강릉시, 경북 울진군 일대 산림을 태운 초대형 산불도 4월7~15일 확산됐다. 이 산불은 1000억원 넘는 피해와 850명의 이재민을 남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6일 중부 지역에는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동 지역은 강수량이 5㎜ 안팎으로 많지 않아 건조 상태가 지속될 전망된다. 관건은 바람이다. 강원 지역은 남고북저의 기압 배치가 해소되면서 한반도의 기압 밀도가 낮아져 이날 오전 중 강풍경보가 해제될 전망이다. 그러나 여전히 강한 바람이 예상돼 진화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도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바람의 강도가 점차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라면서도 "다만 강원 산불 지역은 국지적으로 상승류가 강하게 발생해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돌풍이 불 것"으로 예상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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