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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북한 "스페인北대사관 습격은 테러행위…FBI 연루설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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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the300]北외무성, 조선중앙통신 통해 37일 만에 첫 공식 입장 발표

머니투데이

【마드리드=AP/뉴시스】26일(현지시간) 스페인 법원은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침입한 괴한 10명 중 한국인, 미국인, 멕시코인 등 3명을 기소하면서 이들이 당시 빼내 간 자료 제공을 위해 FBI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10명이 연루된 '범죄조직'이 북한 대사관에 침입해 상해, 협박, 강도 등의 범죄를 저지른 다양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괴한들이 침입해 공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훔쳐 달아난 바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북한 대사관의 전경. 2019.03.27. / 사진=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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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스페인주재 자국 대사관에서 발생한 습격사건과 관련해 31일 처음으로 공식 반응을 내놨다. 해당 사건을 ‘테러행위’로 규정하며 습격 단체와 미 연방수사국(FBI)의 '연관설'에 대한 스페인 당국의 조사를 주시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3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과 관련한 통신 기자의 질문에서 "무장괴한들이 스페인 주재 조선 대사관을 습격하고 대사관 성원들을 결박·구타·고문하고 통신기재들을 강탈해가는 엄중한 테러 행위가 발생했다"고 답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외교 대표부에 대한 불법침입과 점거, 강탈행위는 국가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이고 난폭한 국제법 유린이며 이러한 행위는 국제적으로 절대로 허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테러 사건에 미 연방수사국(FBI)과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돼 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 데 대해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건 발생지인 스페인 당국이 사건 수사를 끝까지 책임적으로 진행해 테러 분자들과 그 배후조종자들을 국제법에 부합되게 공정하게 처리하기 바라며 그 결과를 인내성 있게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북측이 이번 습격 사건과 관련해 공식 반응을 내놓은 것은 사건 발생 이후 37일 만에 처음이다.

사건의 실체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스페인 고등법원이 수사 상황을 토대로 작성한 공식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반북 단체인 '자유조선'이 주도했으며, 미국 당국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에 침입한 무리는 모두 10명으로, 미국·멕시코 국적자 각각 1명과 한국인들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북한 해방’ 운동을 하는 단체에 소속된 인권운동가라고 밝혔다.

리더는 ‘아드리언 홍 창(Adrian Hong Chang)’이라는 이름의 멕시코 국적을 가진 미국 거주자다. ‘샘 류’라는 이름의 미국 시민과 ‘우란 리’라는 이름의 한국 국적자 신원도 확인됐다.

자유조선은 지난 27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자신들이 있다고 밝히고 FBI 접촉 사실도 언급했다.

자유조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되자 그의 아들 김한솔을 구출해 보호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받은 단체다. '천리마 민방위'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가 최근 이름을 바꿨다.

미국이 스페인 대사관 침입 사건의 연루설을 부정하고 북한도 별다른 언급을 하고 있지 않지만, 이번 사건은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에 미묘한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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